
국내에서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완치자들도 코로나19 백신을 추가 접종할 필요성이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된 후 백신을 1회 접종하면 재감염 위험이 절반 정도 낮아지고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도 1000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이유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완치자들도 감염의 위험을 낮추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예방 효과가 있는 항체량)를 높이기 위해 감염 후 추가 접종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존 델타 변이 뿐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까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여러 유증상, 재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등에서 코로나19 완치자들도 백신을 추가 접종하면 이득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이스라엘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자, 코로나19 완치자,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된 후 1회 백신 접종자 등 세 그룹으로 나눠 감염의 위험을 비교 분석한 결과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된 후 1회 접종 완료자가 완치자보다 감염 위험이 50% 정도 낮았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됐더라도 백신을 추가 접종해야 한다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완치자들이 코로나19 백신을 1회 맞으면 중화항체가가 크게 오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 교수는 “완치자들이 백신을 맞았을 때 여러가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 얼마나 상승하는지 분석한 결과, 완치자들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는 비교적 낮다”면서 “하지만 한 번 백신을 맞으면 중화항체가가 1000배 가까이 올라갔다”고 전했다. 다만 완치자가 2차 접종을 할 경우 중화항체가가 추가로 더 올라가진 않았다.
코로나19 완치자라고 해서 추가 접종 백신이 일반인들과 특별히 다르진 않다. 연령,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질병관리청이 권고하는 백신을 맞으면 된다. 권고되는 접종 시기는 감염된 지 6개월 이후다. 최 교수는 “예방 접종 당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경우 일단 증상이 모두 회복되고 격리 해제된 이후 접종해야 한다”면서 “접종 시기는 완치자들의 항체가(항체량 측정값)는 보통 4~6개월 정도 지나면 다수 떨어진다는 분석 결과에 근거했다”고 말했다.
감염 후 단일 클론 항체 치료제나 혈장 치료제 같은 항체 기반 치료제를 투여한 코로나19 완치자의 경우 감염된 지 최소 90일 이후 추가 접종이 권고된다. 예방 접종으로 인해 유도되는 면역반응과 항체치료 간 간섭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주로 소아에서 발견되는 다기관염증증후군을 앓고 있는 경우도 감염된 지 최소 90일 이후로 추가 접종을 미뤄야 한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이란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수주 뒤 발열, 발진, 다발성 장기손상 등이 나타나는 전신성 염증반응으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