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월31일자로 특별 사면된다. 이에 따라 대선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정치권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동안 지속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및 특사를 요구해왔던 친박(親朴)과 극우보수 세력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박 전 대통령도 어떤 형식으로든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대선판의 ‘핵 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 높다.
다만 당장은 박 전 대통령이 수감 생활 중 건강 상태가 악화된 만큼 치료에 매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도 “당분간은 메시지를 안낼 가능성이 높다”며 “사면을 받고 대선정국인데 자신의 말 한마디가 큰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거라고 판단하면 당분간은 말을 아끼고 침묵의 정치를 하지 않을까하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병상에서 특별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지 않더라도 지지세력과 접촉이 가능한 ‘자유의 몸’이 된 만큼 극우세력들이 박 전 대통령을 병문안하기 위해 줄을 잇는 것 만으로도 대선 정국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사면 보도가 나오자마자 친박세력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표적 친박 인사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24일 ‘석방 축하 집회’를 예고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모두들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서울삼성병원으로 모여 석방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자”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 동생 박근령 전 육성재단 이사장도 이날 기자들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우선 (문)대통령님의 결단에 감사드린다”라며 “아울러 그동안 VIP(박 전 대통령)의 건강과 석방을 위해 노력해 오신 각계각층의 모든 분들께도 가족 일원으로서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면을 통해 한국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는 합심해 5대 갈등(지역, 이념, 세대, 양극화, 계층)을 해소시키는데 박차를 가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외피상으론 국민대통합을 주문했지만 사실상 보수집결을 통한 정권교체를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이 된 이후엔 ‘’메시지 정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총선개입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총선 결과는 미래통합당 참패로 귀결됐지만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정치인 박근혜‘의 존재감을 재환기하는 계기라는 평가도 나왔었다.
이런 점으로 미뤄 이번 대선에도 박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스스로 발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스타일상 메시지 정치는 당분간은 안 하겠지만 총선 전 메시지를 생각해보라. 막판에는 보수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수수 등 혐의로 2017년 3월 31일 구속됐다. 이번 특별 사면으로 12월31일 0시 기준으로 4년9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