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서울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 구속은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22년 만의 일이다. 2017.3.31/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 사면된 데 대해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아침에 오다가 기사를 봤다”며 예상치 못했다는 기색을 보였다. 이어 “어제까지만 해도 (사면은) 전혀 아니라고 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급변해서 (말하기가 좀 어렵다)”며 말꼬리를 흐리기도 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통합을 위한 고뇌로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내용을 이날 오전 보도를 통해 처음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후보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출연한 크리스마스 특별 영상메시지를 공개하려 했으나 사면 소식에 행사를 오후로 돌연 연기했다.
조승래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는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을 가서 보도를 통해 알았다. 인터뷰할 때처럼 이동 중에 보도를 통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도 이번 사면과 관련한 당청 협의 여부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 간 상의는 없었다”며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송영길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를 청와대 측과 논의했다는 일부 보도에 “사실무근”이라며 “송영길 대표가 인대 파열 후 청와대 관계자와 면담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기습 사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심사숙고 과정을 거쳐 결정한 이번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헌법적 권한이다. 결정을 존중한다”며 사전조율이 없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사면은 오래전 여야가 청와대에 제기한 민원 중 하나라는 시각도 있다.
한 친문(친문재인)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이낙연 전 대표가 올해 초 공개적으로 언론을 통해 얘기한 바 있고, 야당 쪽도 계속 주장해 왔던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오랜 고심 끝에 결정한 것으로 별도로 정치권과 논의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