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분야 단일기업 최대 규모 대출 청록수소·고체탄소 등 성장성·경쟁력 인정 모놀리스, 미쉐린 등 타이어 업체 협력 강화 SK, 모놀리스 고체탄소 활용 배터리음극재 개발 착수 국내 합작법인 설립 추진… 소재 분야 친환경 선도
모놀리스 네브래스카 생산시설
SK㈜는 지난 3월 투자한 세계 최초 청록수소 생산 기업인 모놀리스(Monolith)가 미국 에너지부(DOE, Department Of Energy)로부터 10억4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 규모 청정에너지 대출 승인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수소 분야 단일기업으로는 최대 규모 대출금액이라고 한다.
DOE는 미국 정부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다. DOE의 청정에너지 대출은 이산화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청정에너지 관련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금융제도다. 이 제도는 지난 2005년 도입돼 약 10조 원 규모 예산이 배정돼 운영되고 있다.
제니퍼 그래홈(Jennifer Granholm)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모놀리스의 첨단 청록수소 생산 기술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청정에너지 관련 일자리 창출에 파급력이 큰 프로젝트”라고 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모놀리스는 독자 개발한 반응기를 활용해 천연가스를 열분해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청록수소와 고체탄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6월 미국 네브라스카주에 세계 최초 청록수소 상업화 생산 시설을 완공해 운영 중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수소와 친환경 고체탄소가 각각 5000톤, 1만5000톤이다. 세계 최대 규모다.
모놀리스는 이번 청정에너지 대출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제1공장 인근 부지에 연간 수소 6만 톤, 고체탄소 18만 톤 생산이 가능한 제2공장 증설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청록수소 및 고체탄소 생산업체로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청록수소 생산시설을 지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SK와는 청록수소 생산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친환경 고체탄소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협력한다.
먼저 모놀리스는 굿이어(Goodyear), 미쉐린(Michellin) 등 탈탄소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글로벌 타이어 선도업체들과 타이어 주요 소재인 카본블랙(Carbon Black) 공급을 포함한 폭넓은 사업 협력을 통해 고체탄소의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를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모놀리스와 미쉐린은 연간 2만 톤 규모 고체탄소 공급계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추가 공급계약 체결도 검토 중이다.
SK는 모놀리스와 국내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청록수소, 고체탄소 등 친환경 산업 원료 수요가 증대하고 있는 국내시장 사업기회를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SK는 모놀리스의 친환경 고체탄소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탄소 소재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국화학연구원과 함께 모놀리스 고체탄소를 2차전지 음극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소재로 현재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주원료로 활용 중이다. 해당 연구를 통해 SK는 2차전지 소재분야에서 친환경 전환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와 음극재에 대한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시장 조사기관 모르도르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 등에 따르면 글로벌 인조흑연 음극재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