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선동’ 혐의 2013년 구속… 8년 3개월만에 어제 가석방 거부하던 전자발찌 결국 착용
24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교도소에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가석방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날 대전교도소 앞에는 지지자 수백 명이 몰려와 이 전 의원의 가석방을 환영했다. 대전=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말 몇 마디로 현역 의원을 감옥에 처넣은 사람이 사면이 되고 그 피해를 당한 사람은 가석방이라는 형식을 띠는 것이 참으로 통탄스럽다.”
내란선동 등의 혐의로 수감됐던 옛 통합진보당(현재 해산) 이석기 전 의원(59)이 24일 “과연 공정과 정의란 단어가 존재하는가 그런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9월 5일 구속 수감된 이후 약 8년 3개월 만에 성탄절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대전교도소에서 검은색 코트와 정장 차림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교도소 앞에 서서 가석방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말 몇 마디로 오랫동안 감옥에 가두는 야만적인 정치적인 행태는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한겨울이지만 이 겨울 속에서 봄이 잉태해서 압도하는 날이 새봄”이라며 “그 새봄을 만드는 분들이 여기 오신 분들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했다. 교도소 앞에 모인 300여 명의 지지자들 사이에선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 전 의원은 이날 본인 동의하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호관찰 대상에 해당돼 가석방과 함께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로 분류됐지만 전날까지 착용을 완강히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자발찌를 부착하지 않으면 가석방이 불가하다는 법무부 방침에 따라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가석방은 복권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어서 이 전 의원은 남은 형기 1년 5개월과 자격정지 기간 7년을 합쳐 8년 5개월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