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설강화: snowdrop’ 포스터© 뉴스1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정해인 분)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지수 분)의 시대를 거스른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정해인, 지수, 유인나 등이 출연했으며, 사전 제작돼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친 상태다.
물론 ‘설강화’의 역사 왜곡 논란은 방송 이후부터 불거진 게 아니다. ‘설강화’는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3월, 시놉시스의 일부가 유출되면서 극의 내용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을 받은 바 있다.
이에 JTBC는 당시 입장문을 내고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극 중 남파공작원, 안기부 팀장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부정한 권력욕, 이에 적극 호응하는 안기부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부각하는 캐릭터들이므로 간첩활동이나 안기부가 미화된다는 지적도 ‘설강화’와 무관하다”라고 설명했다.
JTBC ‘설강화: snowdrop’ 스틸컷 © 뉴스1
특히 지난 19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원까지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24일 오후 기준 약 34만명의 동의를 얻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400건이 넘는 심의 요청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설강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엿볼 수 있는 수치였다. 이에 ‘설강화’에 협찬과 광고를 지원한 기업들 역시 이를 철회하고 나서 논란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런 상황에 대해 “‘설강화’는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보면 좌우에서 모두 비판받을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라며 “정말 핵심은 남자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관여했든 아니든 남파공작원으로 설정돼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과연 이게 방송에서 가능한 설정인가를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부정적 여론이 강해지자 JTBC는 ‘설강화’를 지키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극의 이야기가 반전된다는 5회까지를 한 주 앞당겨 방송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 JTBC 측은 지난 23일, ‘설강화’의 3회, 4회, 5회를 각각 24일과 25일, 26일에 편성한다고 알리며 “방송 드라마의 특성상 한 번에 모든 서사를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초반 전개에서 오해가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시청자분들의 우려를 덜어드리고자 방송을 예정보다 앞당겨 특별 편성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JTBC ‘설강화: snowdrop’ © 뉴스1
이렇듯 평론가들은 ‘설강화’가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은 지적하면서도, 이 작품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과 조기종영 요구와 관련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무리하게 드라마에 융단폭격을 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넷플릭스처럼 전편 공개가 아닌 주마다 회차가 방송되는 연속극이다 보니깐 초반부인 지금은 논쟁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도 봐야한다”라고 이야기 했다.
과연 방영 초반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설강화’가 이번 주 특별 편성 뒤에는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낼 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