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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형사사건 해결사 ‘서초동 김앤장’… 사회적 약자 위해 공익 소송도 맡아

입력 | 2021-12-27 03:00:00

[LAWFIRM]
엘케이비앤파트너스



14일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사옥에서 소속 변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뒷줄 왼쪽부터 김진휘 우지훈 김희준 이광범 김종근 장인종 정진열 이재규 이힘찬 박경용 변호사. 앞줄 왼쪽부터 장혜진 조은화 신재연 박재형 변호사.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지난달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916명은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 & Partners)를 통해 국가를 상대로 총 943억 원의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올 5월 헌법재판소가 5·18 관련자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을 인정하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이후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 소송이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 송무국장 등을 역임한 이광범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3기)가 2011년 설립한 엘케이비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건 등 대형 형사 사건을 도맡아 ‘서초동 김앤장’으로 불린다. 화려한 경력의 판검사 출신 전관들이 모여 의미 있는 성과를 내 온 엘케이비는 최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공익 소송과 공익 활동 분야에서도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탄탄한 실력으로 억울한 피해자 대변


5·18 피해자들의 소송대리를 담당하고 있는 김종복 대표변호사(31기)는 14일 서초동 엘케이비 사무실에서 “5·18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감이 바탕이 됐다. 하지만 실제 대규모 소송을 비교적 단기간에 낼 수 있었던 건 업무 체계가 잘 갖춰진 엘케이비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사한 소송에 나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대리하는 5·18 피해자의 규모는 70명 정도다.

김 변호사 등 7명의 엘케이비 변호사들은 소송을 위해 수백 명에 달하는 의뢰인들의 자료를 모은 뒤 각각 상황에 맞는 위자료 액수를 산정하고 당사자와 협의를 거쳤다. 헌재 결정으로 소송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피해자들을 계속해서 모으는 일도 병행했다. 소송에 참여하는 피해자들이 많아져야 신속하고 적절한 배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소송 소식을 접하고 추가로 연락해온 피해자들이 현재까지 100명 이상”이라며 “내년 초 추가로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엘케이비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에서 피해자들을 대리해 성과를 내기도 했다. 올 4월 NH투자증권에서 “예금처럼 안전하다”는 말에 속아 옵티머스 펀드를 구매한 피해자들에게 증권사가 피해액 전액을 상환하라는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이끌어낸 것. 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금융피해 사건에서 전액 배상이 이뤄진 첫 사례다.

펀드 상품의 경우 원칙적으로 원금보장이 되지 않기에 통상 전액배상 결정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다. 금융 분야 법률 분쟁에 전문성을 갖춘 김희준 대표변호사(22기)는 “대형마트에서 최상급 사과가 든 상자라고 해 구입했는데 열어보니 쓰레기만 있다면 사전에 물품을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판매한 마트에도 책임이 있다”는 이해하기 쉬운 논리로 변론에 나서 전액배상 결정을 받아냈다.


미래 꿈나무 돕는 공익활동도 적극 나서


김종근 대표변호사(18기)는 한빛청소년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직접 학교 밖 청소년들의 ‘내일찾기(직업찾기)’를 돕고 있다.

한빛청소년재단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업을 마치는 것을 넘어 성인이 돼 직업을 얻고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리는 데까지 장기적으로 지원을 제공한다.

김 변호사는 “가정과 학교 양쪽에서 소외돼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빠질 수 있는 아이들이 남들처럼 내 일을 찾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며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취약한 아이들이 많은 만큼 개인적으로 법적인 조언도 주고 있다”고 했다.

법인 차원에서도 엘케이비는 서울시 위탁을 받아 아동청소년 보호시설을 운영하는 기쁨나눔재단에 법률지원을 제공하는 등 활발한 공익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 9월에는 같은 재단에 성인이 된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근로장학금 1100만 원을 전달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