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이 성공적인 기업 혁신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 헤매고 있다. 반면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은 정말 어렵다. 2021년 미국 코퍼필드 자문회사, 경제매체 인사이더, 레볼루션 인사이트 그룹 등 3개 기관이 팀을 이뤄 기업의 재무성과 및 기업 평판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78% 기업이 혁신에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혁신이란 어떤 조직이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방식에 있어서 경제적 또는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변화를 말한다.
필자는 인수합병(R&D) 지출 증가, 구조조정 비용 지출, 영업 마진 변경, 사명 변경, 기업의 혁신 노력 등에 대한 발표 등을 참고해 혁신에 성공한 글로벌 기업 목록을 작성했다. 그 결과 2016년에서 2020년 사이 혁신을 진행했다고 알려진 128개 글로벌 기업 중에서 약 22%에 해당하는 28개 기업만이 재무와 평판 두 가지 관점 모두에서 성공적인 혁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며 시가총액이 1조5000억 달러 늘어난 마이크로소프트를 들 수 있다. 이 기업은 2014년 혁신에 대한 구상을 시작하며 공감, 인간성, 문화적 다양성 등 이념을 반영한 사명(mission)과 비전을 만들었다.
그 결과 제품 중심이던 기존 사명은 ‘지구상 모든 사람과 조직이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도록 돕는다’는 보다 포괄적이고 사람 중심적인 것으로 바뀔 수 있었다. 포괄적인 비전을 중심으로 직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결과, 직원의 95% 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일하기 좋은 곳으로 추천했다. 덕분에 이 기업의 주가는 사명을 발표한 첫해 14%가 올랐다.
금융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페이팔은 직원들의 재무 복지를 강화해 혁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는 2019년 직원 상당수가 시장 평균 임금 이상을 받고 있음에도 재정적 불안정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포괄적이며 다양한 직원 재정 건전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모든 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고 직원들이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도록 재정 계획 시스템과 도구를 제공했다. 직원의 재무 건전성에 투자하고 개선하는 접근은 재무 상태에서만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직원 만족도, 회복력, 인재 유지 분야에서 높은 효과가 있었다. 덕분에 페이팔은 포천지가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기업 톱3’에 오르기도 했다.
초콜릿 제조사 허시는 백인 남성과 여성, 유색 인종 직원들이 동일한 급여를 받도록 임금 형평성을 달성하는 데 가장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사회 역시 5년 전 35%에 머물던 소수 인종 및 성별 구성원이 이제는 58%를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허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4년 동안 약 140억 달러가 증가했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80% 기업이 혁신에 실패하는 이유’를 요약한 것입니다.
폴 아르젠티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 교수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