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사실관계 기재를 안 해서 제기된 의혹에 사과한 것이다. 이것이 허위인지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26일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사과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경력 기재가 부풀려진 것을 인정했지만 법률적으로 허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취지다. 약간 다르다고 허위인 것은 아닌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일부 이력을 부정확하게 기재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법을 위반한 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
선대위는 이날 김 씨의 회견 뒤 김 씨를 둘러싼 관련 9개 의혹에 대해 A4 용지 14장 분량의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자료는 김 씨와 김 씨 문제 대응을 전담해온 최 부대변인이 직접 소통하며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겸임교수 지원서에 2002년 3월부터 3년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기재한 것도 부풀리기라고 인정했다. 김 씨 측은 “‘무보수 비상근직’으로 상시적인 활동이 없었음에도 그럴듯한 경력처럼 기재한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김 씨가 2006년 폴리텍대와 수원여대 등에 제출한 에이치컬쳐테크놀러지,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증명서들의 서식 오류 등에 대해선 “(왜 그런지) 확인이 어렵다”며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김 씨가 서울대 문화콘텐츠 글로벌리더(GLA) 과정 지원 당시 에이치컬쳐테크놀러지 기획이사로 입학했으나 당시 실제 직위는 감사였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했다.
민주당 이동학 최고위원은 “빵점짜리 사과”라며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 목록에 베스트로 오를 것”이라고 날을 세웠고, 같은 당 안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마디로 신파 코미디 같은 황당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오현주 선대위 대변인도 “허위 이력을 비롯한 여러 의혹에 대한 실체적 규명과 책임은 찾아볼 수 없어 유감스럽다. 알맹이 빠진 ‘덮어놓고 사과’로는 시민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