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진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1.12.27/뉴스1 © News1
“출근 전에 머리 다 말리지 않고 검사받으러 왔다가 정말 추워서 죽을 것 같았어요.”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 속에서도 서울 도심 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27일 오전 9시쯤 서울 마포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는 주민 1000여명이 한파에 발을 구르며 줄을 서 있었다. 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역시 오전부터 인산인해였다.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A씨는 “출근 전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너무 추워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며 연신 손을 비볐다.
파란 방호복과 얼굴 보호캡 마스크, 라텍스 장갑을 착용한 의료진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추운 날씨 속에 내쉰 입김이 수증기로 변해 마스크에 송골송골 물방울이 맺혔다.
진료소 입구 안내를 맡고 있는 마포구보건소 직원 B씨는 “1시간만에 1000명 정도 왔는데 그나마 날이 추워 조금 줄어든 것”이라며 “추워도 옷 많이 껴입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멋쩍게 답했다.
끝이 보이지 않던 대기행렬은 오전 10시쯤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별진료소 안에도 50~60명이 모여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은평구보건소를 찾은 이모씨는(17·여)는 “한 시간째 기다리고 있는데 고작 몇 걸음 밖에 못나갔다”며 “빨리 검사 받고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직원 김모씨는 “추위에 검사 받으려는 시민이 걱정”이라며 핫팩을 나눠주었다.
연일 계속된 강추위에 현장 의료진의 어려움 또한 극심하다.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추위가 심해 검사하는 직원이나 대기하는 환자나 다 고생”이라며 “검사할 때 장갑에 소독약을 묻혀야 하는데 날이 너무 추워 손발이 얼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인력이 충분하면 교대로 검사하면 될 것이고 날이 너무 추우면 실내로 들어가면 되는데 둘 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파에도 코로나를 검사할 수 있게 환기가 잘 되는 대형 공간 구축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