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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해안포 포문 1년넘게 열려있는데…軍 “9·19합의 충실 이행”

입력 | 2021-12-27 15:36:00

동아일보DB


지난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개방됐던 북한 해안포 포문의 상당수가 여전히 열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9·19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23일 국방부는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9·19합의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대한 군사적 뒷받침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북한의 위반 행위를 군이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NLL 일대에 해안포 포문을 여전히 개방해 놓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열려있던 해안포 포문의 상당수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 북한이 실전 운용 중인 해안포는 200여 개로 알려져 있다.

2018년 9·19합의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포문을 열고 닫아온 북한은 상·하반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나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피격사건 등 남북관계가 악화된 시점마다 개방 규모를 늘리며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켜왔다. 9·19합의문 1조 2항은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9·19합의 위반이지만 군은 내부적으로 북한의 포문 개방을 시설물 관리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습기제거나 환기를 위한 개방이라는 것. 하지만 상당수 포문이 계속 개방돼있는데도 군이 이러한 해석을 근거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합의 위반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군은 2018년 9·19합의 이후 남북실무접촉이 이뤄질 때만 해도 수차례 해안포 포문 폐쇄를 북한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은 해당 장비를 운용하고 있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북한은 지속적으로 포문을 열고 닫으면서 기만행위를 지속해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