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1.12.26. 사진공동취재단
“평가는 국민께 맡겨드리는 게 도리인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7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이미 당에서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가 ‘부인 리스크’로 수세에 몰린 상황이지만 말을 아끼며 추가 공세를 자제한 것.
민주당 역시 김 씨의 사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김 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당 차원의 논평도 없었다. 민주당의 공식 반응은 전날(26일) “국민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두 문장으로 된 남영희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논평이 전부였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개별 의원들 입장 표명을 막을 수는 없지만 당 차원에서 김 씨를 비판하거나 대국민 사과에 대해 평가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자는 게 방침”이라고 했다.
또 김 씨 공격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민주당이 기대했던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여러 경로로 유권자들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거대 여당이 여성 한 명을 집중 공격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연말연초 김 씨를 집중 성토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각 지역위원회마다 게시할 예정이었지만 당분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별 의원들의 비판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김 씨의 사과에 대해 “국민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남편에 대한 사과”라고 비판했다. 진성준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진정하게 무엇이 잘못인지 시인하지 않고 있다”며 “사과 쇼”라고 날을 세웠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