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
2022년 미국 증시는 투자 난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희망이 각종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위협받고 있다. 지난 2년간 쏟아부은 정부의 정책 여력도 힘을 잃을 수 있다. 미국 경제와 기업 이익의 개선 속도가 작년이나 올해에 비해 낮아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6.0%에서 내년 5.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올해 49.8%에서 내년 8.3%로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3월 이후 상승장을 경험해 온 투자자들로선 내년 미국 증시의 투자 난도가 높게 느껴질 것이다.
미국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는 세 가지다. 첫째, 공급망 병목 현상이다. 이는 일손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과 함께 고물가의 주범이기도 하다. 신흥국의 백신 보급이 늘고 동남아시아의 제조업 생산이 회복되면 내년 상반기(1∼6월) 중 병목 현상은 완화될 것이다.
셋째,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 갈등으로 빚어진 미래 산업에 대한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이다. 그동안 미국은 비교 우위 기반의 아웃소싱에 주력했지만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해 자국 내 제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변화를 주도하게 됐다. 이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주도의 산업 정책과 맞물려 미국 증시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긴축 전환기 진입에 발맞춰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할 안전하고 실효성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변동성이 낮은 고배당 종목과 실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섹터를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 정보기술(IT), 헬스케어, 전기차 및 2차전지, 우주항공, 메타버스 등의 성장주는 중기적 관점에서 증기 조정기마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리하다.
내년 S&P500지수 중 이익 개선 폭이 큰 섹터는 에너지(31.4%), 경기소비재(28.1%), 산업재(19.6%)다. 이 중 에너지와 산업재는 최근 10년간 연간 배당수익률이 각각 2.8%, 2.1%로 S&P500지수 평균 배당률보다 높다. 이익 모멘텀과 고배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내년 미국 증시는 하반기(7∼12월)로 갈수록 증시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여전히 금리 수준이 낮고 성장률이 이자율을 웃도는 투자 환경을 고려하면 미국 증시의 위상은 굳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