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의 미군 헬기들. 2021.8.10/뉴스1 © News1
미국 정부가 중국의 대만 침공시 대만 지원 등을 위해 주일미군을 전격 투입하는 내용의 ‘작전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미 정부가 중국발 역내 무력충돌 상황 발생시 주일미군 파견을 공식화할 경우 주한미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미일 양국 정부는 내달 7일 화상으로 열리는 미일 안보협의위원회(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대만 유사시’ 미군과 자위대의 대응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특히 교도통신은 지난 23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미군과 자위대가 대만 유사시를 상정한 새로운 미일 공동작계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일 공동작계 초안엔 대만 유사시 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에서부터 오키나와현과 대만으로 이어지는 난세이제도 일대에 주일미군 해병대의 임시 공격거점을 설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 자위대가 물자 수송 등 후방지원 임무를 수행토록 하는 내용도 미일 공동작계 초안에 담겼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0월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은 대만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상황. 일본 집권 자민당에서도 최대 파벌 ‘아베파’(옛 호소다파) 수장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대만의 유사시는 일본의 유사시”라며 개입 의사를 밝혀왔다.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 재임시절이던 2014년 7월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동맹·우방국이 군사적 공격을 받은 경우 자국에 대한 공격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 행사를 인정했으며, 이후 자위대의 해외 파견 등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요건 등을 담은 이른바 ‘안전보장법제’(안보법제)를 마련해 2016년 3월부터 시행 중이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안보법제를 처음 만들었을 땐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한 것으로 간주됐었으나, 지금은 대만으로 옮겨간 분위기”라며 “중국과 대만 간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역내 미군 중에선 주일미군이 우선 투입될 가능성이 크지만, 주한미군 병력 가운데 일부가 차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말 ‘해외주둔 미군 배치 재검토’(GPR)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중국의 잠재적 군사적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동맹·우방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24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간 작계에서도 중국 문제도 다룰 필요가 있다’고 주장, 미일 간 작계 논의와의 연관성이 주목되고 있다.
우리 국방부는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의 이 같은 인터뷰 내용에 대해 일단 “의외”란 반응을 보였으나, 한미 국방부는 지난 2일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 사상 처음으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는 문구를 넣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