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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오랑우탄 크리스마스이브에 출산…“쌍둥이는 사산”

입력 | 2021-12-28 10:18:00


미국 동물원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오랑우탄이 크리스마스이브에 건강한 새끼를 낳았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오듀본 동물원에 사는 수마트라오랑우탄이 쌍둥이를 임신한 후 지난 24일 건강한 수컷 새끼를 낳았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더힐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오듀본 동물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어미 오랑우탄 메나리가 무사히 첫째 오랑우탄 새끼에 수유를 시작하는 등 성공적으로 유대감을 형성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메나리의 진통이 시작됐으며, 의료진들은 초음파 검사 결과를 통해 둘째 새끼가 메나리 뱃속에서 사산했음을 확인했다.

애니 마테른 동물원 대변인은 “오랑우탄이 쌍둥이를 임신할 확률은 1% 미만이며, 쌍둥이를 출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밥 맥린 오듀본 동물원 수석 수의사는 “둘째 오랑우탄이 사망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메나리와 살아남은 새끼가 함께 잘 지내고 있어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초산의 경우 임신과 출산에 많은 위험이 따르지만, 메나리가 잘 회복하고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수의학과와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론 포먼 오듀본 자연 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오랑우탄 보존에 기여할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다. 헌신적인 수의사와 동물 관리팀이 자랑스럽다”며 “동물원 내 오랑우탄 무리는 종족을 위한 ‘대사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동물원 방문자들에게 야생에서 오랑우탄이 겪는 곤경을 보여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오랑우탄은 보르네오오랑우탄, 수마트라오랑우탄, 타파눌리오랑우탄 총 3종이 있으며, 이번 새끼를 출생한 메나리는 수마트라오랑우탄이다.

수마트라오랑우탄은 이름 그대로 수마트라섬에만 사는 고유종이다. 현재 수마트라오랑우탄 야생 개체 수는 1만4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으며, 농장 개간과 벌목 등으로 인해 그 수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따르면 오랑우탄 3종 모두 멸종 직전 단계인 ‘심각한 위기종’(CR, Critically Endangered)이다. 이는 ‘야생 상태 절멸’(EW·Extinct in the Wild) 상태의 바로 앞 단계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