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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먹는 치료제 들여와도 의료체계 정비 없으면 혼란”

입력 | 2021-12-28 10:48: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865명 발생한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소독을 하고 있다. 2021.12.28/뉴스1 © News1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다국적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하면서 28일 코로나19 상황이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 경구치료제가 도입되기까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조언이 뒤따랐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7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팍스로비드 화이자 코로나19 경구치료제 긴급승인 후에 우리가 준비할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재갑 교수는 “7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와도 역학조사 인력 부족으로 확진 후 재택배정이나 병상배정이 며칠씩 걸리는데 1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우리가 고위험군을 선별해서 진단과 투약까지 증상 5일 이내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라며 “외래 진료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적었다.

이어 “독감유행이 심할 때 3개월간 300만명 정도의 타미플루가 처방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전국의 모든 소아청소년과, 내과, 이비인후과 등의 외래가 1~2시간 넘게 대기하면서 진료를 봐야 간신히 감당 가능했다. 지금처럼 선별진료소나 일부 호흡기 클리닉을 운영하는 상황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부터 시행한 현 거리두기 조치 기한은 내년 1월 2일까지다. 2021.12.26/뉴스1 © News1

그러면서 “대개의 외래에서 환자를 진료할 수 있어야 하고 재택치료가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하다. 의료체계를 정비하지 않으면 경구약제가 효과적으로 투여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경구치료제가 도입되기 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안에 이런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빨리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단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세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엄중식 교수는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경구치료제가) 승인돼도 양산을 해서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1월 중하순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실제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12.19~25) 전국 코로나19 위험도는 5주 연속 ‘매우 높음’ 단계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확진자가 늘면 입원자와 위중증 환자 수도 늘어나는 만큼 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오는 31일 코로나19 확진자 규모, 의료여력 등을 고려해 지난 18일부터 시행한 ‘고강도 거리두기’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확진자 감소가 위중증 환자와 치명률 감소로 이어지기까지 통상 1~2주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현재로선 거리두기 연장을 통해 위중증·사망자를 줄이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팍스로비드는 국내 첫 번째 먹는 코로나19 약으로서 경증 및 중등증 성인·소아(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 환자에 쓰인다.

제품에는 두 종류의 경구제가 들어있다.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리토나비르’ 1정, 총 3정씩 1일 2회(12시간마다) 5일간 복용하면 된다. 따라서 총 30정이 되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로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