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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기획]스타트업 맞춤지원으로 ‘유니콘’ 키운다

입력 | 2021-12-29 03:00:00

창업 생태계 구축에 도움 주는 ‘컴업’



중소벤처기업부와 민간단체인 컴업 조직위원회는 우수한 기술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국내 스타트업을 ‘컴업 스타즈’로 선정해 투자자 및 고객과의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2021 컴업 스타즈로 해조류 기반 배양육을 개발한 씨위드(왼쪽), 로봇이 조리하고 서빙하는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로보아르테(오른쪽 위), 수질 오염을 예측하는 수륙양용 로봇을 개발한 아트와(오른쪽 아래) 등 72개 스타트업이 선발됐다. 각 사 제공


스타트업 ‘아트와’는 수질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녹조와 수질 환경오염을 예측하는 수륙양용 로봇 ‘뷰:립(BEAU:LEAF)’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KAIST에 재학 중인 강동우 대표가 2021년 5월 창업한 회사다. 창업한 지 6개월이 채 안 됐지만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와 민간단체인 컴업 조직위원회가 선정하는 ‘컴업 스타즈’에 선정됐다. 그리고 11월 열린 ‘컴업 2021’ 행사에서 투자자 및 대기업 등과의 교류를 통해 처음으로 기업용 맞춤형 로봇을 개발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강 대표는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중요해지면서 수질오염 관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관련 기술을 맞춤형 수질오염 관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초기 스타트업 등용문 열린다
우수한 기술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국내 스타트업을 위한 등용문이 민관 협력하에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정책이 개별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초기 스타트업에 필수적인 투자자, 고객 네트워크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네트워크는 초기 스타트업이 시제품(prototype)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피드백을 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열린 ‘컴업 2021’은 스타트업 대표와 임직원, 투자자, 참관객 등 5만 여 명이 활발히 교류하는 장을 열어 줌으로써 창업 생태계 구축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행사를 위해 중기부는 ‘루키 리그’와 ‘로켓 리그’를 구분해 이미 수십억 원의 투자를 받은 이력이 있는 스타트업은 ‘로켓 리그’로, 누적 투자 유치 5억 원 미만의 초기 스타트업 36개사는 ‘루키 리그’로 나눠 각기 따로 선발했다. 자원은 부족하지만 성장성이 높은 초기 스타트업에도 투자자, 고객 등과 다방면으로 교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바이오테크(BT), 나노테크(NT) 분야의 열악한 연구 환경을 개선한다는 목적으로 2020년 창업해 연구 데이터 기록 및 관리 솔루션 ‘랩노트(LabNote)’를 개발한 스타트업 앤트도 컴업 스타즈의 루키 리그에 선정됐다. 바이오, 나노 분야를 공부할 당시 대부분의 연구 기록이 수기로 이뤄지는 비효율성을 절감한 최종윤 대표는 머신러닝, AI 같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연구를 돕는 솔루션을 만들었다. 앤트는 ‘컴업 2021’ 행사를 통해 아모레퍼시픽 등의 대기업과 소통할 기회를 얻었다. 최 대표는 “현재 대학 연구원 중심으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데 고객 만족도가 높다”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넥스트 유니콘’을 위한 성장 지원
‘로켓 리그’는 모태출자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가 업계 평판과 성장 가능성 평가 등을 통해 우수 기업을 추천했다. 추천된 ‘넥스트 유니콘’ 가운데는 특히 ESG와 디지털 전환(DT) 관련 스타트업들이 주를 이뤘다.

과학적 가치가 큰 해조류를 기반으로 세포를 배양해 배양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씨위드’는 저렴한 가격으로 배양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9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학생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가축 사육이나 도축이 없는 ‘클린미트(clean meat)’를 추구한다. 이에 따라 축산업을 통해 발생되는 탄소 배출량을 감소하고 식량난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국내 최초 증권관리 플랫폼 솔루션 스타트업 ‘쿼타랩’은 올 5월 중기부가 선발하는 ‘아기 유니콘’에 선정된 데 이어 컴업 스타즈의 ‘로켓 리그’에도 선발됐다. 쿼타랩은 벤처투자자 심사역 출신들이 기존 투자 심사 프로세스와 문서 관리에 불편함을 느껴 이를 해결하고자 증권관리 플랫폼 ‘쿼타북’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창업 2년 만에 2000여 개의 스타트업 고객사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쿼타북에 이어 최근에는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쿼타스페이스’ 서비스도 론칭했다.

○ 여성 파워에도 주목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쉐어그라운드는 동대문 패션 시장에서 도소매 업체와 이들의 거래를 중개하는 이른바 ‘사입 삼촌’을 위한 B2B 서비스 ‘셀업(SELL UP)’을 운영한다. 기존에는 수기를 통해 개별로 관리되던 거래 내역 등의 중요 자료를 디지털 전환해 동대문 일대 유통의 판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연 쉐어그라운드 대표는 “고객 이탈률이 3개월 평균 1% 이하일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며 “동대문에서 매장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친화적인 플랫폼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아르테’는 소규모 1인 치킨 매장도 쉽게 운영할 수 있는 협동 로봇 ‘롸버트’를 만들어 업계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로봇이 가격이 비싸고 사용이 불편한 점을 감안해 ‘튀김기에서 치킨을 튀기는 로봇’이라는 콘셉트로 저렴하면서도 편리한 조리 로봇을 만들었다. 강지영 대표는 직접 ‘롸버트 치킨’이라는 치킨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조리뿐 아니라 서빙 등 치킨 매장의 설비 전반을 개선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이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해외 진출을 목표로 보다 효율적인 로봇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