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리뷰 스필버그 감독의 첫 뮤지컬 영화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마리아(레이철 제글러·가운데)가 댄스파티가 열린 농구장에서 멀리 있는 토니를 처음 보는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최근에 촬영한 영화 같지가 않다. 1950년대에 촬영한 필름을 70년 가까이 지난 뒤 꺼내 스크린에 펼쳐 놓은 느낌. 영화 속 1950년대 뉴욕 맨해튼 슬럼가나 인물들은 1950년대 그 자체다. 균질하지 않은 화면 질감 등 세부 만듦새 역시 1950년대에 제작된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이야기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75세의 스필버그가 연출한 뮤지컬 영화. 195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동명의 뮤지컬이 원작이다. 1961년에 영화화돼 작품상 등 아카데미상 10개 부문을 휩쓴 작품을 다시 영화로 만들었다. 거장 감독의 첫 뮤지컬 영화인 만큼 팬들의 관심도 높다.
영화는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푸에르토리코에서 뉴욕으로 온 이민자들로 구성된 갱단 ‘샤크파’와 폴란드계 백인 갱단 ‘제트파’가 슬럼가에서 벌이는 세력다툼을 다룬다. 샤크파 소속 오빠를 둔 마리아(레이철 제글러)와 제트파의 토니(앤설 엘고트)는 두 집단의 화해를 위해 경찰이 마련한 댄스파티에서 만나 첫눈에 반한다.
두 사람은 댄스파티가 열리는 농구장 관중석 뒤편 어두운 곳에서 처음 만난다. 관중석 틈을 비집고 들어온 농구장 조명은 어둠 속 이들을 비추며 만남의 분위기를 환상적으로 만든다. 이처럼 조명과 그림자를 활용한 세밀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장면이 많다.
아카데미 촬영상을 두 차례 수상한 야누시 카민스키 감독의 촬영기법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음악도 눈길을 끈다. 다만 러닝타임이 156분에 달해 다소 긴 느낌이다. 내년 1월 12일 개봉.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