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강화에 비대면 놀이 즐겨… SNS 덕담 나누고 선물 주고받아 친구들이 트리에 메시지 남기면 본인만 열어보는 웹페이지 인기 매일 선물 꺼내볼 수 있는 달력도… “코로나 끝나도 비대면 소통 계속”
성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온라인 트리. 김연아 양 제공
○ 온라인 트리에 랜선 마니토까지… 연말 신풍속도
초등학생 김연아 양(11)은 연말 친구들과의 파자마 파티(잠옷을 입고 친구 집에서 자는 파티)를 ‘컬러마이트리’로 대체했다. 이는 온라인으로 만든 자신만의 성탄트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로 공유할 수 있는 웹페이지. 링크를 접한 사람들은 트리 장식마다 메시지를 남길 수 있고 트리 주인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총 208만여 개의 트리에 2900만여 개의 메시지가 오갔다. 김 양은 “온라인으로 노는 게 익숙해진 데다 트리를 내 마음대로 꾸밀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 달력 속 선물 뜯고 일기 쓰며 기다리는 기념일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어드벤트 캘린더’(크리스마스까지 남은 한 달간 매일 선물을 꺼내볼 수 있는 이색 달력)도 확산되고 있다. 원래 기독교 기반 국가에서 어린이에게 주는 연말 선물이 국내에서는 지루한 집콕 생활을 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이들에게 인기다. 주부 임수연 씨(35)는 지난달 레고 장난감이 들어있는 어드벤트 캘린더를 해외 직구했다. 그는 “아이와 집에서 조용히 연말 분위기를 내려고 처음 사봤다”고 했다.블로그나 브이로그에 크리스마스 한 달 전을 손꼽아 기다리며 일지를 올리는 ‘블로그마스’도 활발해졌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문모 씨(25·여)는 올해 크리스마스 쿠키를 만드는 후기 등을 블로그에 올렸다. 문 씨는 “블로그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외롭지 않은 연말을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연말 나기가 확산되는 이유로 서로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꼽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으로라도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라며 “한번 자리 잡은 비대면 소통 방식은 코로나19가 종식된 연말연시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