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철 관여했는지는 계속 수사
2018∼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재조사 과정에서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면담 보고서를 왜곡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규원 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가 28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이선혁)는 이날 이 검사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검사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주장해온 윤 씨를 면담한 뒤 실제 면담 발언과 다른 내용을 보고서에 포함시키는 등 면담 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2013년 청와대에서 김 전 차관의 인사 검증을 맡았던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면담 보고서를 왜곡한 혐의도 있다.
이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 검사의 보고서를 토대로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당시 윤 씨 사건을 수사했던 윤갑근 전 고검장과 김 전 차관 사건을 무마시켰다는 의혹을 받았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등도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이 검사의 허위 보고서 작성에 이광철 당시 대통령민정비서관이 관여했는지에 대해선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야당에선 이 비서관이 이른바 ‘클럽 버닝썬’ 사건을 덮기 위해 ‘김 전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을 왜곡해 특정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명예훼손 피해자인 곽 전 의원과 윤 전 고검장이 이 검사 등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올 3월 이 검사에 대한 수사를 마친 뒤 허위공문서 작성 등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했고 공수처는 이첩 9개월여 뒤인 이달 17일 이 사건을 다시 검찰로 돌려보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