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얼라이언스 ‘행복상자’ 29개 기업 참여 30억원 상당 기부… 영양제-간편식-생활용품부터 아이돌 음반-굿즈까지 선물 눈길… 재활용 포장 활용 환경에도 신경 내달 21일까지 전국 아동에 전달
사회공헌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는 올해 1만1200개의 행복상자를 결식우려 아동에게 전달했다. 29개 기업이 참여한 올해 행복상자(위쪽 사진)에는 비타민 영양제와 어린이 홍삼, 한우미역죽 등 간편식, 건과일, 스킨로션, 핸드워시 등 총 41개 품목이 포함됐다. 한편 올해 행복상자에는 재활용이 용이한 친환경 택배 상자가 사용됐고, 완충재도 종이 소재로 대체됐다. 행복얼라이언스 제공
“받는 순간 행복했고, 먹는 내내 감사했습니다.”
부산에 사는 초등학생 A 군의 어머니는 최근 택배로 ‘행복상자’를 받았다. 행복상자는 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 참여 기업들이 생산하는 상품과 기부물품을 십시일반으로 모아 상자 하나에 담은 저소득층 지원 패키지다. A 군이 받은 상자 속에는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비타민 영양제와 어린이 홍삼, 한우미역죽 등 간편식, 건과일 등 음식부터 스킨로션, 핸드워시, 핸드크림 등 위생용품과 각종 생활용품 총 41개 품목이 들어 있다.
A 군 어머니는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에 보낸 편지에 “행복상자가 알찬 제품들로 가득했다”며 “곰탕과 소고기죽은 한 끼 식사를 하기에 무척 좋았고 홍삼젤리와 건과일을 아이가 무척 맛있게 먹었다”고 썼다. 어머니는 “행복상자에 있던 잼으로 아이 간식을 준비하다 편지를 쓴다. 준비하면서 아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난다”며 마음을 전했다.
○ ‘협력’이 만든 따뜻한 상자, 4년 만에 1만여 개로
행복상자 사업은 2018년 2000개로 시작해 올해 1만1200개로 늘어났다. 올해는 SM엔터테인먼트, 멘소래담아시아퍼시픽, 라이온코리아, 인천항만공사, SK주식회사를 포함해 29개사가 동참했다. 올해 이 기업들이 참여해 만든 행복상자는 총 29억6000만 원어치다.
행복상자는 이달 말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 전국 각지의 결식우려 아동에게 전달된다. 행복얼라이언스가 민관협력을 기반으로 결식우려 아동을 지원하는 사업인 ‘행복두끼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부산, 경기 화성시 등 전국 40여 개 지역에 행복상자가 배달된다. 행복상자 1만1200개 중 8100개는 전국 행복도시락 센터로 전달돼 센터를 통해 도시락을 지원받는 결식우려 아동에게 배송된다. 나머지 3000여 개는 개별적으로 전달된다.
행복상자는 여러 기업이 힘을 합쳐 연말연시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임은미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 실장은 “단일 기업이 했다면 30억 원에 가까운 자원을 모으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짧은 시간 안에 큰 규모로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협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행복상자엔 환경 보호를 위해 콩기름 인쇄로 재활용이 용이한 친환경 택배 상자가 사용됐다. 제품 파손을 막기 위해 사용하던 비닐 완충재는 종이 완충재로 대체했다. 행복얼라이언스 관계자는 “환경 문제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더 의미 있는 행복상자가 될 것이라 생각해 패키지에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고 말했다.
○ 받는 이, 주는 이 모두 행복한 행복상자
행복상자는 받는 아동들뿐만 아니라 주는 기업들에도 행복을 선물했다. 7월 행복얼라이언스 멤버사로 가입한 멘소래담아시아퍼시픽은 이번에 1억1000만 원 상당의 자사 립밤을 기부했다. 안지윤 매니저는 “우리 회사의 제품으로 아이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과 협력해 아이들의 공백을 채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는 기업도 있다. 핸드워시와 핸드크림을 기부한 위시컴퍼니는 “회사 단독으로 진행했다면 이루지 못했을 큰 규모의 나눔을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내 뿌듯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꼭 필요한 개인위생 물품을 기부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기업들은 지속적인 기부를 약속했다. 스킨로션, 마스크팩 등을 기부한 제이준코스메틱의 윤정호 부사장은 “코로나19가 길어지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아이들이 어느 하나 모자람 없이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