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 “원자재값 상승이 원인” 첫손… “금리 올라 자금조달 부담” 33% 중기중앙회 “선제적 정부지원 절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며 중소·중견기업들이 올해 자금 사정 악화에 시달린 데에 이어 내년 경영 환경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1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500곳 가운데 44.2%가 올해 자금사정에 대해 ‘악화됐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때보다 24.2%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응답 기업들은 자금사정 악화의 요인으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53.4%·복수 응답)과 판매 부진(52.5%), 인건비 상승(27.1%) 등을 꼽았다.
응답 기업들은 금리 인상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겪는 애로사항으로 ‘높은 대출금리’(3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11.2%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중소기업이 바라보는 내년 경제 상황도 어둡다. 최근 중기중앙회가 발표한 내년 1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9.0으로 올 9월 이후 4개월 만에 80 아래로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수록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중견기업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최근 중견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1∼3월)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가 전 분기 대비 1.9포인트 감소한 93.3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78.4)부터 올 3분기(98.3)까지 네 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올 4분기(95.2)부터 두 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제조업과 비(非)제조업 모두 경기전망지수가 하락했다. 올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조사 이후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지만 내년 1분기는 전 분기 대비 4.1포인트 감소한 94.3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 경기전망지수도 0.5포인트 하락한 92.7이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