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방지 프로그램 가동해보니… 동일내용 동시간대 여러곳서 확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대선과 관련된 여러가지 키워드 등에 대한 댓글을 수집한 뒤 조작 움직임이 있었는지 분석 가능한 ‘크라켄’ 프로그램 공개 시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신원건 기자
국민의힘은 29일 당 자체적으로 댓글 조작 방지 프로그램을 가동한 결과 윤석열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댓글이 조직적으로 달리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당 디지털위원회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방 댓글의 내용과 게시 시간대 등을 공개할 방침이다.
29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당 디지털위원회가 한 달여간 포털사이트 댓글을 모니터링한 결과 윤 후보를 비방하는 동일한 내용의 댓글이 동시간대에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계정이나 아이디는 다르지만 똑같은 내용의 악성 댓글이 동시간대에 올라온 사례들이 다수 포착됐다”며 “문장 순서를 조금 바꾸거나 이모티콘을 다르게 붙이긴 했지만 내용이 사실상 동일해 조직적 댓글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중순부터 댓글 조작 방지 프로그램인 ‘크라켄’을 시범 운영해 왔다. 크라켄은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사용된 프로그램인 ‘킹크랩’과 같은 여론조작 행위를 막겠다는 뜻으로 만든 명칭으로, 바다괴물에서 이름을 따왔다. 앞서 이준석 당 대표가 윤 후보를 돕기 위해 준비한 ‘비단주머니’의 첫 번째 아이템으로 공개한 바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