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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우유-가공유 ‘가격차등제’ 추진…“생산자만 빼고 모두 동의”

입력 | 2021-12-30 13:13:00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2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제2차 낙농산업 발전위원회를 갖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유 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 의사결정체계 개편 및 생산비 절감에 대한 의견을 나눌것으로 보인다. 2021.10.12/뉴스1 © News1


정부가 우유가격 개편을 위해 칼을 꺼내들었다. 생산자 측에 지나치게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을 받는 ‘생산비 연동제’ 대신 마시는 우유와 가공유 가격을 다르게 하는 ‘차등가격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추진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개편 방안에 생산자측을 제외한 소비자·학계·유업계가 모두 동의했다며 세부 협의를 이어나갈 뜻을 나타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와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낙농산업 발전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우유가격 결정 및 낙농산업 발전 등을 논의하는 낙농진흥회가 생산자측의 불참으로 수차례 열리지 못하면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8월부터 낙농진흥회 내 학계?생산자단체?유업체로 구성된 낙농제도 개선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1년간 개선방안을 논의했지만 생산자단체와 유업체간 충돌로 개선방안 마련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올 8월부터 정부가 주도적으로 학계·소비자단체·생산자단체·유업체 등과 낙농산업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번 대책은 지난 28일까지 5차례 위원회 회의를 통해 마련된 것으로, 생산자 측을 제외한 소비자·학계·유업계가 모두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통해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구분하고 음용유는 현재 수준의 가격에, 가공유는 더 싼 가격에 유업체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농가 소득 감소를 막고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는 구매량을 현재 205만톤에서 222만톤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우유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 의사결정구조도 개편한다. 이사회에 학계, 정부,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 중립적인 인사를 추가하고 이사회 개의는 충분한 논의를 위해 자유롭게 열리도록 하되, 의견은 재적 과반수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생산자 측은 이 같은 방안에 구조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농가소득 감소 우려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개편방안의 제1원칙은 농가소득 감소 등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제시안에 따르면 생산 증가와 함께 농가소득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개편안과 관련 낙농생산자 단체 및 유업계와 지속 협의하고 권역별 낙농농가 현장 설명회, 소비자 및 유업계 간담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낙농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산업 전반에 변화와 혁신이 불가피하다”며 “낙농가와 유업체 모두 당장 눈 앞의 이익만을 보지 말고 20~30년 후 우리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바람직한 낙농산업 생태계를 충분히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