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주차장 벽을 뚫고 5층 아래 도로로 추락한 택시가 신호대기 중인 차량 10여 대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30일 낮 12시 30분경 부산 연제구 홈플러스 연산점 5층 주차장에서 70대 남성 A 씨가 몰던 택시가 건물 외벽을 뚫은 뒤 왕복 7차선 도로 아래로 추락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갑자기 빠른 속도로 벽을 뚫은 택시는 해운대구 방향 4차선 도로 상공을 17m 이상을 날아 가로지른 뒤 반대편(동래구 방향) 3차선 도로에 떨어졌다. 도로에 부딪혀 튕긴 택시는 사거리 앞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들과 연이어 부딪히고 멈춰섰고, 이내 불길에 휩싸였다. 추락한 택시의 파편이 튀면서 8대의 차량과 오토아이 1대가 파손됐다.
이 사고로 A 씨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택시가 들이받은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5명과 보행자 2명 등 7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부상자는 대부분 경상으로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관규 연제경찰서 교통사고조사팀장은 “택시가 도로로 먼저 떨어지면서 뒤집힌 뒤 구르면서 다른 차량들을 들이받았다”며 “택시가 곧바로 차들 위로 떨어졌더라면 인명 피해가 심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연제구 과정로 사거리는 평소 차량 통행이 많고 주변에 대형할인점이 밀집해 있어 보행자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사고 현장은 공중에서 갑자기 택시가 추락하고 불까지 나면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고, 수습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추락한 택시 역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과 목격자 조사를 통해 택시가 주차장 외벽을 빠른 속도로 충돌한 이유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오작동 때문인지, 본인 부주의로 사고를 낸 것인지 등 이유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