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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북미에 한파 몰아치자… 석유·천연가스 가격 ‘꿈틀’

입력 | 2021-12-30 18:59:00


동북아시아와 북아메리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 한파가 몰아치며 주춤했던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58달러(0.76%) 오른 배럴당 76.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지난해 2월 8거래일 연속 상승한 이래 최장기간 오름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은 원유 재고량이 예상보다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되지만 한·중·일 동북아 3국과 북미 지역에 한파가 닥치며 난방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3~27일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중국 전체의 약 70% 지역에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폭설이 내렸다고 보도했다. 24일 헤이룽장(黑龍江)성 기온은 영하 48도까지 떨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한파가 전력 수요를 자극하는 한편 눈(雪)은 전력 수송에 방해가 돼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26일에 서울이 영하 15.5도, 28일에는 홋카이도가 영하 14도까지 수은주가 떨어지는 등 한국 일본에도 한파가 몰아쳤다.

북미에도 지난 주말 기록적인 추위가 찾아왔다. 미국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서북부 시애틀은 최저기온 영하 6.7도, 적설량 15cm를 기록하며 1948년 이후 가장 추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상예보센터가 올겨울 미 서북부지역 한파와 폭설을 예보해 난방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4주간 하락세이던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올랐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날 미 천연가스 선물은 24일 종가보다 8.8% 오른 100만Btu(열량단위)당 4.060달러에 거래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 추세는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2~2023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데이미언 커벌린 에너지리서치센터장은 블룸버그통신에 “지금도 휘발유 디젤 등 수요가 기록적인데 향후 2년 내 팬데믹이 진정되면 여행이 재개되는 등 석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유가는 100~11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