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힘찬병원 손강민 원장
김만복(가명) 씨는 지난 주말 산행을 갔다 발목을 접질렸다. 발을 디디기도 힘들 정도로 아팠고, 시간이 지날수록 발목이 점점 더 부어올라 겨우 산을 내려왔다. 하룻밤 자고 나면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통증과 부기가 모두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김 씨처럼 발목을 다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꼭 산행이 아니라도 추운 겨울에는 근육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움직이면 발목 관절을 다치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또한 발목을 삐끗하면 관절뿐만 아니라 발목 주변 구조물들이 함께 손상돼 만성통증이나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니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발목은 주로 안쪽으로 접질리고, 발목이 굽혀지며 내측으로 돌아가면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 발목 관절의 바깥쪽은 전거비 인대(ATFL), 종비 인대(CFL), 후거비 인대(PTFL)라는 3개의 인대로, 안쪽은 삼각 인대 복합체(Deltoid ligament)로 구성되어 있다. 발목이 심하게 꼬이거나 꺾이면 관절을 지지하는 이러한 인대가 손상돼 통증과 부종이 생기며 이를 ‘발목 염좌’라고 부른다. 주로 발목 바깥쪽 부분에서 발생하며, 이 중 전거비 인대(ATFL)의 손상 빈도가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발목을 삐어 심한 부종과 통증으로 내원하면 엑스레이 검사 및 이학적 검사를 먼저 하고, 단하지 석고 부목과 냉찜질, 하지 거상 등의 보존적 치료를 한다. 증상이 호전되면 부목을 제거하고 발목 강화 운동을 시행한다. 그러나 1∼2주가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더딜 경우 스트레스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또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의 정밀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다. 스트레스 엑스레이 검사는 발목의 불안정성 정도를, CT는 엑스레이상 확인되지 않는 미세 골절 등을, MRI는 인대의 파열, 미세한 급성 골절, 관절 연골 손상 등을 진단하는 검사다.
스트레스 엑스레이 검사상 불안정성이 존재하고 MRI 검사에서 발목 외측 인대가 완전 파열되었을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주로 척추 마취를 하고 파열된 인대를 원래 부착 부위에 봉합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 약 5∼6주 동안은 단하지 석고 부목을 한 채로 목발 보행을 하고, 이후 보행 및 발목 강화 운동 등의 재활 치료를 시행한다.
발목 염좌는 치료보다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동 전 충분한 준비 운동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경사진 비탈길을 오르내릴 때는 주의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몸이 피로한 경우에는 운동 강도를 줄이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도 발목 염좌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부산 힘찬병원 손강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