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술관展, 잇단 국내 개최 서울, 英 테이트모던미술관 특별전… 설치작품-모네 그림 등 선보여 광주, 獨 ZKM 미디어아트 작품전… 백남준-美 나우먼 등 95점 선별 대구, 佛 마그재단 소장품 전시… 국보급 샤갈의 ‘삶’ 등 75점 나와
프랑스 마그재단의 소장품인 샤갈의 ‘삶’(1964년)은 가로 4m, 세로 3m의 거대한 화면에 인간의 삶과 기억의 장면들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담은 작품이다. 대구미술관 제공
세계 최고 수준의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을 서울로 옮겨왔다. 프랑스 국보로 지정된 샤갈의 그림 ‘삶’(1964년)을 대구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 국내 미술관이 해외 유명 미술관과 미술기관의 소장 미술품 전시를 연달아 열고 있어 팬데믹 시대에 외국에 가지 않아도 유명 작품을 손쉽게 관람할 수 있다.
○ 빛: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 특별전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선 런던 테이트모던미술관 작품 110점을 전시 중이다. 테이트모던미술관은 근현대 미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번 전시에는 18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빛’을 탐구해 온 예술가 43명의 작품을 추렸다. 18세기 영국의 낭만주의 풍경화가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부터 현대조각가 애니시 커푸어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출품됐다.
2003년 테이트모던미술관 터빈홀에 인공 태양을 만드는 ‘더 웨더 프로젝트’를 선보여 미술관과 작가 이름을 세계 반열에 올려놓은 올라푸르 엘리아손은 이번 전시에서 거대 유리 구조물에 빛이 산란하는 설치작품 ‘우주 먼지입자’(2014년)를 선보인다.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미술관 소장품 클로드 모네의 ‘엡트 강가의 포플러’(1891년). 이 작품의 연작 중 재작업 흔적이 보이는 것도 있으나 모네는 보다 느슨한 느낌의 이 작품을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제공
○ 미래의 역사쓰기: ZKM 베스트 컬렉션
독일 카를스루에의 ‘예술과 미디어센터(ZKM)’는 학교, 연구소, 전시장을 함께 갖춘 세계적인 미디어아트센터다. 전신은 탄약공장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폐업을 맞아 방치된 이곳을 살린 건 카를스루에시다. 정보과학에 일찌감치 눈을 뜬 카를스루에시는 1985년 카를스루에 미술대학과의 공동연구를 시작으로 고전예술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전환하기 위해 나섰다.
독일 ZKM의 소장품 토니 오슬러의 ‘헬로?’(1996년)는 상자 안 쿠션에 투사된 여성이 “아무도 없냐”며 관객에게 말을 건다.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 프랑스 마그재단, 모던라이프
전시장 후반에 진열된 프랑스 국보 샤갈의 그림 ‘삶’은 인간에 대한 성찰이 담긴 이응노 서세옥 작품과 한 공간에 놓여 있다. ‘삶’은 마그재단 건립을 앞두고 마그 부부가 샤갈에게 직접 의뢰한 그림이다. 인간의 결혼과 탄생 등 삶의 대서사시가 총망라된 이는 삶이 괴롭더라도 마음만은 축제이길 염원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프랑스 문화부의 외부 반출 허가를 받고 들여왔다. 내년 3월 27일까지. 7000∼1만 원.
광주·대구=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