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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출생신고가 안 된 채 유령처럼 살아 온 14살, 21살, 23살 세 자매는 과거부터 부모에 출생신고를 요청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인 이름이나 주소,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검정고시 응시는 물론 취업까지 불가능했던 탓이다.
31일 경찰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출생신고 없이 평생을 살아 온 세 자매가 제주시 모처에서 어머니 A씨(40대)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주민센터에 같이 갔던 딸들이 “우리도 출생신고를 해달라”고 말하자 A씨가 출생신고에 대해 문의하며 무호적 상태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친척들 역시 세 자매가 무호적 상태였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성인이 된 딸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쉽지 않자 출생신고를 수차례 요청해왔다. 특히 자매는 최근까지 검정고시 공부를 해왔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응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에 남편과 출생신고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은 해왔지만 결국 못했다“며 ”후회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세 자매는 신체·정서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나선 경찰 역시 ”세 자매가 굉장히 똑똑하고, 명랑하다“고 전했다.
A씨 부부는 그동안 책과 노트북, 태블릿 PC, 교육방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세 자매를 교육시켰다. 특히 A씨가 아이들 교육을 도맡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조사를 위해 자택을 찾았을 때도 책과 교재 등이 잘 정돈돼 있던 상태였다.
제주시는 최근 일을 그만둔 A씨에 대한 긴급 생계비 지원, 세 자매에 대한 검정고시 지원 등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날 출생신고를 위해 진행된 세 자매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는 이르면 다음주쯤 나올 예정이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