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오후 3시35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있다. © 뉴스1(백악관 제공)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 대화 이후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면서도 “러시아가 추가로 우크라이나를 침범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한 약 10만 명 규모 러시아 병력의 철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한 경우 경제 제재뿐 아니라 동맹국에 주둔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배치 조정과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AP통신에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두 강대국이 외교나 제재라는 ‘두 가지 길’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다만 미-러 양국이 모두 외교적 해법 모색을 전제로 선제조건을 내건 만큼 이번 담판이 이달 열리는 우크라이나 관련 연쇄 회담에 긍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러 정상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며 미국에 대항한 중-러 간 전략적 밀착을 더욱 강조하고 나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관영 신화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 두 강대국이 협력을 강화하면 패권주의가 승리할 수 없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왕 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대항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중국에 극한의 압박을 가해도 중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이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