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강원 고성군 공현진해변 옵바위 사이로 2022년 첫 해가 떠오르고 있다. 고성=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22년 임인년(壬寅年)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전국 대부분의 일출 명소의 해맞이 행사가 취소되고 주변에 접근을 금지하는 펜스도 둘렀지만 희망의 기운을 좇는 사람들의 ‘금지된 해맞이’를 막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오미크론의 확산 세에도 이 시기 동해안의 숙박업소 예약이 이미 꽉 차 있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2021년의 마지막 날 강원도 고성군의 대표적인 해맞이 명소인 공현진2리 해변 옵바위 인근 펜션도 빈 방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평소 6만원 이던 방 한 칸의 가격은 성수기 기준인 22만원으로 올라 있었지만 카운터에는 ‘방이 없음’이라는 팻말이 걸려있을 뿐이었다.
전국 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동해안을 비롯한 지역 주요 새해 일출 명소를 폐쇄하기로 한 31일 오후 강원 속초시 속초해변 주변에 관계자들이 출입 통제 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속초해변을 따라 둘러쳐진 출입 통제선.
방이 없다
강원 고성군의 한 펜션 가격표. 평일 대비 3배 이상의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남은 방이 없다.
‘스텔스 모드’(불을 끈 채 조용히 차 안에 있는 모습)의 ‘차박족’들도 초저녁부터 줄지어 공현진2리 해안도로를 차지하고 있었고 해변에서 불을 쬐고 폭죽을 터뜨리며 2021년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해를 찍으려는 사람들.
일출 시간이 임박하자 ‘일출 서핑’을 즐기려는 서퍼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해맞이객들은 서로의 시선을 의식하듯 해변에서의 거리 두기를 하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해를 바라보며 탄식과 환호를 동시에 보내며 새해 소원을 빌며 새해의 첫 날을 맞이했다.
새해가 밝았다. 어제까지 뜨던 해와 오늘부터 떠오른 해에 어떠한 차이가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유달리 크고 붉게만 보였던 이날의 해가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속에 특별한 위로로 남았길 희망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