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도 올림픽도 언급 없었다…대외 메시지 ‘비공개’ 이유는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되었다”라며 세부적인 회의 결과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 일정으로 진행한 연말 전원회의에서 인민경제 발전과 내치가 최대 과업임을 재확인했다. 대내외 형세를 정확히 이해·판단해야 한다면서 대외 메시지는 ‘비공개’를 택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위대한 투쟁의 해를 총화하고 새로운 발전지침을 책정하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2021년 12월27일부터 31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되었다”라고 밝혔다. 신문은 회의에 상정된 의정 여섯 가지를 소개하고 이와 관련한 김정은 당 총비서의 결론과 보고를 전달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은 2021년은 엄혹한 난관 속에서 전면적인 발전으로 거창하게 변화할 서막을 연 위대한 승리의 해라고 총평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강하게 독려했던 농업 부문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칭찬했고 건설, 전력·석탄부문, 내각 경제부문, 국방공업에서도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결론에선 기간공업 등 각 부문이 추진해야 할 중요 과업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미진한 부분을 지적했다. 인민 식의주(의식주) 문제 해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까지 꼼꼼하게 짚으며 총화와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반면 대외 메시지 측면에서는 철저한 비공개 기조를 유지했다. 대외 정책을 논의한 동향은 뚜렷하게 확인됐지만 관련 언급은 “다사다변한 국제정치 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하여 북남(남북)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하였다”라는 내용에 그쳤다.

이는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 제자리걸음 중인 종전선언 논의, 내년 예정된 최대 우방국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구체적 계획은 토론했지만 여러 가능성이 남은 현시점에서는 비공개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강온양면 조치를 취해나가려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사흘간 분과별 연구 및 협의회를 진행했다. 대남·대외분야 분과가 처음으로 별도 구성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처럼 구체적인 대외정책 논의 정황은 내비치고도 공개는 삼가면서 대외상황 변화 없이는 먼저 행동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번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는 미국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북한은 지난 6월 제8기 3차 전원회의에서는 대미 관계에서 견지할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 방향을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총비서는 대화와 대결을 다 준비하고 특히 대결을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말 전원회의에서 2021년도 대미 정책을 평가하는 일에는 정치적 부담감을 느꼈다는 관측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연초 4대 전략보고서 발표, 미중 전략경쟁 등 변수로 조성될 정세를 고려해 북한이 2022년도 “정책 기조는 신중하게 결과를 보고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적 평가나 강경한 기조를 피력하지 않고 신중하게 정세를 관리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기대한 메시지’가 나오지 않은 셈이다. 정부는 그간 연말연초가 한반도 평화 및 남북 관계발전에 있어 중대한 분수령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북한이 대화와 협력으로 나설 것도 촉구했다.

김 총비서는 이번 회의에서 “지금의 대내외 형세를 정확히 이해하고 정확히 판단하며 정확한 투쟁방침을 틀어쥐고 정확한 방향을 따라 정확한 걸음을 옮겨디뎌야만 실제적인 발전적 변화로써 다음단계의 투쟁으로 이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거듭된 촉구에도 일관된 무반응을 보여온 북한이 한미가 구체적인 대북 제안을 내놓거나 대선 향방이 결정되는 시기에 변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