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대학교 강의실에서 대면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 News1
2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과 학생들 사이에서는 일상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조심스럽게 새어나오고 있는 가운데 확산세를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방침에 따라 대학가에선 겨울 계절학기를 대면수업 전환 시범운영으로 삼고, 올해 1학기부터 대면수업 원칙을 본격 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겨울 계절학기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 269개교에서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강좌는 전체의 66.1%에 달한다.
대학가에선 새 학기 대면수업 운영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대면수업 원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한 지방 국립대의 A교수는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부터는 예년 수준으로 시험문제를 냈을 때도 학생들의 성적이 훨씬 낮게 나오고 있다”며 “이해도, 집중력, 수업태도 등이 대면수업 때보다 확실히 떨어지는 모습이 여러 면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대면수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사립대에서 군 휴학 중인 김모씨(23)는 입대 전 들었던 비대면 수업에 대해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지식의 전달이 잘 이뤄지지 못한데다 다른 학생들과 학습적 소통도 이뤄지지 못했다”며 “교수와 학생들 간 상호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단계적 일상회복 시기 당시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 모습. 2021.11.1/뉴스1 © News1
동아리 회장 이모씨는 “보통 공연을 올릴 때 공연인단이 40명 규모였는데 이를 20명 안팎 수준으로 최소화해 공연을 준비 중”이라며 “그간 동아리 존재 이유가 사라져버려 마음이 아팠는데 공연을 다시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긴 것만으로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감염세가 날마다 달라지고 학생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새 학기 대면수업 원칙을 세우는 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단계적 일상회복 시기 당시 서울 소재 한 사립대에선 총장이 당장 11월부터 전면 대면수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학생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처음 교육부의 지침대로 대면수업을 기본으로 하는 일상회복이 큰 틀에서는 목표”라면서도 “확산이 얼마나 지속될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계획으로 짜긴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대면수업 원칙을 섣부르게 세울 경우 학기 중 학사 운영 방식이 바뀌면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A교수는 “물론 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좋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학기 중간에 학사 운영 방식이 바뀌지 않는 것”이라며 “기숙사, 통학 등의 문제가 걸려있다 보니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서울 소재 사립대 관계자 역시 “지방 학생들도 있고 학생마다 일정에 따라 시간표를 짜기 때문에 학생 불편 최소화를 위해서라도 초창기에 진행되는 수업 방식이 학기 끝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