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5일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식당 등 영업시간 제한 해제로 심야시간대(오후 11시~오전 4시) 택시 수요가 이전 대비 최대 100% 폭증해 심야 택시 공급확대를 위한 특별대책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2021.11.15/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한 가운데, 야간 승객을 상대로 주로 영업하던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할증 시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택시요금이 동결된데다 영업시간 제한 만큼 야간 교대 근무자의 수입이 줄어들자 업계의 오랜 숙원인 할증 시간이라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인택시 운전기사 이모씨(74·남)는 2일 <뉴스1>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당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짧아졌는데, 그만큼 택시기사들이 손님을 받을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진 것”이라며 “현재의 할증 시간을 오후 10~11시까지 1~2시간 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할증 시간은 밤 12시부터 오전 4시까지 4시간이다. 택시기사들은 사실상 오전 2시를 넘기면 손님이 급격히 줄어들어 일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영업시간 제한이 적용되면 기존 밤 12시~오전 4시 손님이, 전날 오후 10~12시로 옮겨가며 손님이 급격히 줄어드는 시간이 그만큼 확대된다고 강조한다.
이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최근 서울시에 할증 시간 확대안을 담은 건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조합 관계자는 “택시요금 인상이 안됐고, 간접적으로 인상 효과가 있는 택시 할증 시간 확대, 할증요율 탄력적 확대 등을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에 대한 시의 입장은 아직 받아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심야 택시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할증 시간 확대에 부정적 목소리가 나온다. “장거리 손님만 더 받을 것 아니냐”라는 불만으로 할증 시간까지 확대해주면 더더욱 장거리 손님만 받으려 해 택시 잡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직장인 김모씨(33·여)는 “오후 10시쯤 1만원 이하 거리는 콜이 잡히지도 않아 1시간 넘게 기다린 적도 많다”라며 “지금도 손님을 가려받는데, 할증 시간을 확대해주면 이때다 싶어 장거리 손님만 더 받으려고 경쟁만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택시 기사 수가 크게 감소한 점을 심야에 택시 잡기가 어려운 이유라고 꼽았다. 개인택시의 경우 기사들의 고령화의 영향으로 심야 운행률이 떨어지고 있기도 하다. 오히려 할증 시간을 확대해주는 방안으로 택시기사 수를 다시 늘려야 이런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다고도 한다.
실제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31일 기준 전국 택시기사 수는 24만1080명으로 코로나 여파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12월말 26만7189명 대비 약 2만6000명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법인택시 기사 수가 10만2320명에서 7만6391명으로 약 2만6000명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개인택시 기사 수는 유지 중이지만, 사납금을 내야 하는 법인택시 기사들이 코로나 여파로 일을 그만둔 것으로 추정된다. 심야에 일할 법인택시도 크게 줄어, 택시 잡기도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은 “코로나라는 미증유 속에서는 영업 시간 제한에 맞춰 할증 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