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서울 종로를 비롯한 전국의 5개 선거구에서 오는 3월9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20대 대통령 선거와 같은날 실시되는데다 윤보선, 노무현, 이명박 등 지역구 출신 의원 중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한 정치 1번지 종로, 보수의 텃밭 서울 서초갑과 대구 중남, 충청권의 중심지인 충북 청주상당 등이 포함되는 등 흥행 요소도 두루 갖추고 있어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은 역시 서울 종로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 장군의 아들로 널리 알려진 김두한 전 의원, 장면 전 총리, 윤보선 전 대통령 등이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 1번지 종로는 올해 재보궐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여야 모두 거물급 정치인들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이 1996년 15대 총선에서 이 곳에서 맞붙었으며, 종로를 교두보로 삼아 성장한 뒤 훗날 대선에 출마, 뜻을 이뤘다는 점에서 이 지역은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들의 영원한 로망이기도 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당대표가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 공석이 됐다
민주당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영선 현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대전환위원장,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거물급 정치인들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국민의힘에서는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와 겨뤘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현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나경원 전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문헌 종로당협위원장과 정병두 서울특별시당 부위원장 등이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
전 전 의원에 맞설 야당내 후보로는 재보궐 선거 출마를 위해 서초구청장직을 내려놓은 조은희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국민공감미래정책단 공동단장이 꼽힌다.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앞서 치러진 당내 경선에서 오세훈 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이어 3위를 차지한 조 단장은 신문기자 출신으로 서울시 부시장을 거쳤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하루 전 열린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후폭풍으로 야당 후보들이 추풍낙엽처럼 낙선했을 때도 서초구청장 재선에 성공했을 정도로 탄탄히 다져놓은 지역내 입지가 강점이다. 민주당에서는 이정근 서초갑 지역위원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대구 중남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 퇴직금을 둘러싼 의혹으로 의원직에서 사퇴하면서 이번에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곳 역시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이어서 내로라하는 지역 인사들이 국민의힘 공천의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역대급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힘에서만 무려 20명이 넘는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17대 국회에 첫 진출한 뒤 3선 의원을 지낸 김재원 최고위원, 이인선 전 대구 수성을 당협위원장, 김환열 전 대구MBC 사장, 장원용 대구평생학습진흥원장,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경기 안성은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공석이 됐다. 이 전 의원은 여당이 대승을 거둔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학용 후보를 꺾었으나, 김 후보 관련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대법원이 벌금 300만원 원심을 확정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 야당에서는 이 지역에서만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학용 전 의원이 명예회복에 나선다. 일찌감치 선거 슬로건(대한민국을 지킬 사람,안성을 키울 사람)을 확정하고, 예비후보 등록도 마쳤다. 민주당에서는 윤종군 경기도 정무수석, 임원빈 전 지역위원장 등이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의 중심지인 충주 상당 지역구에서도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이 지역은 정정순 민주당 의원이 회계부정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며 공석이 됐다. 여야 거물급 정치인의 맞대결이 성사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중국 대사를 지낸 노영민 청와대 전 비서실장, 국민의힘에선 정우택 전 원내대표,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등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노 전 비서실장이 충북지사에 출마할 경우 민주당에서는 장선배 충북도의원, 김형근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 등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현 국민의힘 중앙당 지방자치위원, 무소속 박진재 씨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