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을 알 수 없는 인원 1명이 새해 첫날 강원도 철책을 넘어 북한으로 넘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한강을 통한 월북 사례는 있었지만 육로에서 철책을 뚫고 월북한 사례는 2004년 이후 약 18년 만이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신원미상 인원 1명이 전날 오후 10시40분께 월북했다. 군은 월북 동향을 파악하고 신병 확보를 위해 비무장지대 안으로 병력을 투입했지만 이 인원을 붙잡지 못했다.
이 인원은 한국군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넘어갔다. 한강 하구를 통해 헤엄쳐 월북하는 사례는 있었다. 반면 육로로 월북하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 있는 GOP 철책을 몰래 넘어야 하는데다가 비무장지대 통과 과정에서 미확인 지뢰 지대를 지나야 하는 등 위험성이 크다.
2004년 10월26일 강원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철책이 뚫린 채 발견됐다. 군은 철책 절단형태가 북한의 침투 특징인 ‘ㄴ’자나 ‘ㄷ’자가 아닌 ‘ㅁ’자 형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나있는 점, 현장 족적과 손자국 등이 남에서 북으로 찍혀있는 점, 무장공비 침투와 관련된 특이점이 없는 점으로 미뤄 우리 민간인이 월북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다만 훈련받지 않은 민간인이 초병 감시를 피해 민간인 통제선(민통선)을 무사통과하고 지뢰가 널려있는 1.5~2㎞ 거리 비무장지대를 뚫었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았다.
그간 육로로 월북한 사람들 중에는 군인이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유운학 중령이다. 1977년 10월20일 연천 일대 비무장지대를 담당했던 육군 20사단 62연대 대대의 대대장이었던 유운학 중령이 무전병 오봉주 일병과 함께 월북했다. 당시 유 중령은 철원 역곡천을 따라서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
군인 월북자 중 동료를 학살하고 넘어간 사례도 있었다. 강원 고성군 까치봉 전방 감시초소(GP)에서 근무하던 조준희 일병이 1984년 6월26일 동료 15명을 죽이고 월북했다. 조 일병은 동료 15명을 소총과 수류탄으로 죽인 뒤 고성 남강을 건너 북으로 갔다. 조 일병을 추격하던 같은 부대 수색대원 3명은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지뢰를 밟고 숨졌다. 월북 이후 조 일병은 북한에서 훈장을 받고 북한 매체에 소개됐다.
찰스 로버트 젠킨스 하사는 1965년 1월 음주 상태에서 월북했다. 젠킨스 하사는 북한에서 일본인 소가 히토미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고 2004년 일본으로 이주한 뒤 2017년 사망했다. 제임스 조지프 드레스녹 일병은 1962년 8월 무단외박 뒤 중대장이 군사재판에 회부하려 하자 홧김에 월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