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가 판매하는 윌슨베네시사의 레졸루션 오디오세트. GS25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고급 오디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이 늘고 고음질의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도 확대돼 ‘좋은 소리’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고급 오디오는 인테리어 효과도 좋아 ‘1석 2조 아이템’으로 꼽힌다.
2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고급 오디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7% 신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1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신장률이 8.3%에 그쳤으나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 1~11월 24.3%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그 증가폭이 더 커졌다.
뱅앤올룹슨, 드비알레 등 수백 만 원부터 수천 만 원까지 하는 고급 오디오에 대한 관심은 MZ세대에서 사이에서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고급 오디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가운데 MZ세대의 매출이 128% 신장했다. 또 지난해 전체 고급 오디오 매출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전년보다 11%포인트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의 플렉스 문화가 명품에 이어 프리미엄 오디오에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특히 건대스타시티점 테일러드홈에 오픈한 오디오 편집숍 ‘오드 오디오’에서는 드비알레, 프로그레시브, 제네바, 루악 등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한자리에서 들어볼 수 있는 리스닝룸을 조성했다. 이곳 구매 고객의 67%는 MZ세대일 정도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지하2층에 고급 오디오 편집숍과 서점으로 구성된 복합 매장 ‘LSR(listening room)×스틸북스’를 조성했다. 드비알레를 비롯해 LP등 각종 음반과 오디오 제품이 매장 전면에 배치돼있는 가운데 판매 중인 음반을 청음실에서 오디오로 들어볼 수 있다.
홈쇼핑업계도 고급 오디오 판매에 나서고 있다. 최근 CJ온스타일은 뱅앤올룹슨 베스트셀러 모델을 TV홈쇼핑 중 단독 판매했다. 통상적으로 시청율과 판매량이 낮은 시간대인 일요일 오후 11시45분에 방송이 진행됐지만 주문금액은 2억3000만 원을 기록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콕 시간이 더 늘어난 가운데 최근 반도체 수급 이슈로 하이엔드급 수입 오디오 물량이 시중에 부족한 상태라 고급 오디오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판매에 나섰다”며 “앞으로도 몇 차례 고급 오디오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