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교 중인 중학생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 News1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10여년 사이에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하락폭에도 격차가 생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8 결과를 9년 전 시행된 PISA 2009와 비교한 연구 결과를 지난달 31일 공개했다.
PIS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해 시행해온 역량평가로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평가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교육부와 평가원에서 시행과 연구를 담당한다.
이번에는 PISA 2018에서 성취 수준이 상위권에 속한 한국, 싱가포르, 에스토니아, 핀란드, 일본의 성취 특성 등을 분석하면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미치는 영향도 PISA 2009와 비교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PISA 2018 결과와 비교 분석 대상 주기를 주영역이 같고 교육환경 변화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적 간격을 고려해 PISA 2009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경제사회문화적지위지수(ESCS)를 기준으로 PISA 2018 결과에서 나타난 학습격차 양상을 PISA 2009 결과와 비교했다.
ESCS는 부모의 직업, 가정 보유자산, 부모의 교육수준 등과 같은 변수를 합산해 산출되며 교육기회와 학습 성과의 불평등 문제를 분석할 때 주로 사용되는 변인이다.
연구 결과 한국 학생들의 성취 수준은 9년 사이에 전반적으로 하락했으며 ESCS 하위 10% 학생들 사이에서 하락폭이 상위 10%보다 더 크게 발생했다.
‘읽기’에서 ESCS 상위 10% 학생들은 성취도 평균이 26.07점 감소한 반면 하위 10%에서는 31.67점 떨어졌다. ‘수학’에서도 상위 10%에서 19.77점 떨어질 때 하위 10%는 21.13점 하락했다. ‘과학’에서도 마찬가지로 상위 10%에서 17.19점 감소할 때 하위 10%는 25.70점이 떨어져 격차를 보였다.
연구진은 “한국은 읽기, 수학, 과학 모든 영역에서 상·하위 모두 하락했다”며 “읽기 영역의 하위 10% 집단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부모 교육수준’에 따라 비교한 결과에서도 부모 학력이 낮을수록 자녀의 평균 성취도 하락폭이 큰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과학’에서는 ‘전문대’에서 하락폭이 19.12점으로 가장 작았으며 ‘대졸 이상’ 23.94점, ‘고졸 이하’ 27.06점 등으로 조사됐다.
‘부모의 직업지위’에 따른 성취 격차도 하위 10%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읽기’에서 직업지위 상위 10%는 16.19점 떨어진 반면 하위 10%는 26.73점이나 하락했다. ‘수학’은 하락폭이 상위 10% 14.27점, 하위 10% 16.87점으로 격차가 ‘읽기’보다는 작았다. ‘과학’에서는 상위 10%에서 9.92점, 하위 10점에서 18.94점이 각각 떨어졌다.
연구진은 “한국과 비슷한 성취수준을 보이던 상위국에 비해 ESCS 상·하위 10% 집단의 하락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