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재테크 기상도]전문가 12명의 새해 투자전략
2022년 임인년(壬寅年)의 재테크 셈법은 한층 더 복잡하고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의 긴축 움직임, 공급망 차질, 팬데믹 재확산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국내외 변수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재테크 전문가 12명은 여전히 상장지수펀드(ETF)와 주식 등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해보다 종목별, 업종별 옥석 가리기가 더 중요해진 만큼 친환경, 반도체, 전기차 등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 “특정 종목보다 유망산업에 투자하는 ETF”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ETF는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특정 종목이 아니라 성장성 있는 산업군 자체에 투자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1∼6월) 코스피가 2,700∼3,500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겠지만 공급망 우려가 해소되고 수출 지표가 개선되면 추가 상승 동력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다만 팬데믹 이후 자산시장을 이끈 ‘유동성의 힘’이 사라지는 만큼 증시 전반의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송재원 신한은행 신한PWM서초센터 PB팀장은 “2012년 통화정책 정상화 때도 종목별 차별화가 심했다”며 “이번에도 실적 상승 사이클에 진입하는 종목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국내 주식은 반도체, 해외는 미국 빅테크”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에게는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주식이 주로 추천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연구위원은 “구글 등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가속화로 수혜를 입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반면 중국 증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중국 기업은 국정 기조인 ‘공동부유(共同富裕·다 같이 잘살자)’와 미중 패권 경쟁 등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고 했다.
○ “금 매력 떨어져, 달러·원자재 투자도 신중하게”
지난해 1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린 금(金) 투자에 대해서는 전문가 9명이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신동준 KB증권 WM솔루션총괄본부장은 “유동성 축소 국면에선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금의 헤지(위험회피)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1082∼1198원을 오갔다. 올해는 1100∼1200원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 투자에 대한 추천은 엇갈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달러가 이미 고점이어서 투자 매력이 적다”며 “달러 가격이 조정을 받을 때 분산투자 차원에서 일부를 사두는 정도가 좋다”고 했다.
설문에 도움주신 분 (가나다순)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 박현식 하나은행 투자상품본부 투자전략유닛 팀장, 송재원 신한은행 신한PWM서초센터 PB팀장, 신동준 KB증권 WM솔루션총괄본부장,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수경 SC제일은행 압구정PB센터장,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연구위원,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