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지난해 말 닷새에 걸친 노동당 전원회의를 마쳤지만 대외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해에 ‘무겁고도 책임적인 고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회의에선 농업과 경제 부문을 집중적으로 다뤘고 비상방역 전념 의지도 강조했다. 대외노선과 관련해선 “(김정은이) 다사다변한 국제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해 대남·대외사업에서 견지할 원칙적 문제와 전술적 방향을 제시했다”고만 전했다.
북한이 대외 메시지 없이 역대 최장기 전원회의를 끝낸 것은 그만큼 구체적인 대외노선을 정하기 어려운 데다 이도저도 아닌 대외적 수사마저 궁색해졌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번 회의에선 별도의 대미·대남 분과회의가 열리는 장면까지 공개됐지만 정작 회의 결과는 ‘다사다변한 정세’를 거론한 한 줄이 전부였다. 일단은 기존의 고립 노선을 유지하면서 3월 한국 대선과 한미 연합훈련 등을 지켜보며 임기응변식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일단은 외부에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겠지만 그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국경을 꽁꽁 막은 채 사실상 자폐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해 작황은 그리 나쁘진 않았다지만 그간 식량 상당량을 외부에서 의존해 온 터라 머지않아 대량 아사사태 같은 인도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국제사회는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종자 비료 등 절실한 농업 지원마저 일절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