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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1880억원 횡령 사건…주주들 ‘날벼락’

입력 | 2022-01-03 11:55:00


국내 1위 임플란트 전문기업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의 자금 담당으로 근무하던 한 직원이 1900억원에 달하는 회사 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 손절한 후 현재 잠적 및 도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가총액 2조원이 넘는 코스닥 우량주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횡령 사건인데다 3분기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를 보유한 소액주주만 2만명에 달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관리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횡령액은 이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91.8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상장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사건의 개요는 자금 담당 직원인 이모씨가 짧은 기간 동안 잔액 증명서를 위조, 자유로이 공적 사금을 개인 은행 계좌 및 주식 계좌로 이체해 착복·횡령한 사건이다. 회사 측에서 확인한 결과 조직적인 범행이 아닌 자금 담당자로의 특수성을 악용해 단독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모씨는 현재 잠적 및 도주한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날 “1900억원에 달하는 횡령 범죄가 시총 2조원 급 회사에서 자유롭게 이뤄졌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으셨을 것이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불가할 것”이라면서도 “통제 시스템 작동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잔액 증명 시스템을 매뉴얼하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 당일 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모든 관련 계좌를 동결해 대부분의 횡령 금액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즉각 거래를 정지시켰다. 상장사 직원이 자기자본의 5% 이상을 횡령·배임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거래소는 횡령·배임 등 실질심사 사유발생이 확인된 날로부터 15거래일 이내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해 최종 결정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건의 경중 및 회사 내부 관리 제도 작동 미흡 등 책임 소재에 따라 거래소는 정지 기간을 판단할 것으로 보이며 회사는 상장유지를 위해 최대한 피해를 줄여나가고 내부 관리, 감사 시스템을 교정하며 건전화하는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명백한 회사의 과실 문제는 회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모든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모씨는 횡령한 자금을 주식투자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니투데이는 이날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이모씨가 지난해 10월1일 동진쎄미켐 지분 7.62%(약 1430억원치)를 단번에 사들여 화제가 됐던 ‘슈퍼개미’와 동일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슈퍼개미는 작년 10월1일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431주를 주당 3만6492원에 매수했다. 이날 동진쎄미켐의 주가는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3%대 상승 마감했다.

이후 주가가 3만원대에서 횡보하자 이모씨로 추정되는 슈퍼개미는 같은 해 11월18일부터 12월20일까지 336만7431주를 처분했다. 매도 평균단가는 3만3025원으로 취득 단가 대비 9.5% 가량 낮은 가격이다. 주식을 매수했지만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보유 물량을 손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모씨는 주식을 처분하며 현금 1112억원을 회수했으며 아직 동진쎄미켐 주식 55만주를 보유 중인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역시 동진쎄미켐을 대거 매수한 이모씨와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금담당 직원이 동일인이라는 전제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거래소 측은 “조사 사실에 대한 부분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새해 첫 거래일부터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되자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는 날벼락을 맞았다는 반응이다. 한 주주는 종목게시판에 “새해 벽두부터 어처구니 없는 소식”이라면서 “구멍 가게도 아니고 상장기업에서 일개 직원이 1900억원을 인출하는 데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주주 역시 “코스닥 초우량주 중 한 곳인 오스템임플란트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면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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