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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해 동진쎄미켐 주식 1430억원어치를 샀다가 1112억원 가량을 판 ‘슈퍼개미’ 이모씨가 아직 55만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법원이 압수수색 등 영장을 발부하면 이씨의 계좌도 모두 동결돼 동진쎄미켐 55만주가 더이상 거래되지 않도록 조치할 수 있다.
3일 수사당국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임플란트업체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날 자금관리 직원이 1880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동진쎄미켐은 이씨가 회삿돈을 횡령한 자금으로 투자한 종목으로 거래소가 계좌 입출금 내역 등을 조사하는 중이다. 법원은 혐의자에 대한 영장을 이날 중으로 발부할 예정이며 영장 발부와 동시에 모든 계좌는 동결된다.
앞서 동진쎄미켐은 이른바 ‘슈퍼개미’로 불리는 77년생(46세) 이모씨가 단일계좌를 통해 지난해 10월 1430억원어치 주식(지분 7.72%)을 일시에 매수했다가 11월과 12월 두달 동안 6차례에 걸쳐 1112억원 어치의 주식(지분 6.5%)을 장내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매도한 물량만 보면 취득 단가보다 처분 단가가 다소 낮아 117억원 정도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이모씨는 55만주(지분 1%)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모씨는 오스템임플란트 자금담당으로 회사의 S은행계좌에서 자신의 K증권사 계좌로 자금을 이체한 뒤 이를 주식투자 등에 악용했다. 이씨는 회사 계좌의 자금입출금 내역 및 자금수지,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회사를 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횡령사실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증권가 관계자는 “아무리 자금관리 담당직원이 잔고증명서 등을 위조했다고는 하나 시총 2조원 규모의 회사 내부통제 시스템이 1880억원이나 되는 회삿돈의 출처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미숙하다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현재 오스템임플란트는 담당 애널리스트들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서면을 띄운 후 모든 대응을 중단하고 있는데, 지난해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로 소액주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던 만큼 보다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종목토론방에는 “자기자본의 약 90%를 횡령하는 것이 말이 되나”, “오스템임플란트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겁나서 주식하겠느냐”, “완전 날벼락이다” 등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이번 횡령 사건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비중이 45%에 육박하는 외국인투자자들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외국인은 오스템임플란트를 1612억원(123만9952주) 사들였다. 외국인의 주당 평균 매수 단가는 12만9999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기금도 282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565억원 규모로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