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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서 피자 시켰는데…편지·조의금이 함께 왔어요”

입력 | 2022-01-03 14:32:00

페이스북 페이지 ‘안산 말해드립니다’ 갈무리


장례식장에서 피자를 주문한 누리꾼이 사장으로부터 편지와 조의금을 받았다는 사연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26일 페이스북 페이지 ‘안산 말해드립니다’에는 큰아버지 장례식장에서 피자를 주문했다가 감사한 일이 생겼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19)는 이날 경기 안산에 차려진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장을 지키던 중 장례식장 음식을 먹기 싫어하는 어린 동생들을 위해 피자를 배달시켰다.

곧 주문한 피자가 배달됐고, 포장을 뜯은 A 씨는 깜짝 놀랐다. 피자 옆에 조의금이 담긴 봉투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봉투 겉면에는 손으로 쓴 짧은 편지도 있었다. 편지에는 “상중이신 유가족 분들의 슬픔을 저희가 전부 가늠할 수는 없지만 식사하시는 중에라도 조금이나마 슬픔을 잊으시길 바란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작은 조의를 표한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기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A 씨는 “정말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조의를 표해주신 피자집에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런 곳은 돈쭐(돈으로 혼쭐)내야 한다”는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사연이 공개된 이후 실제로 해당 피자집의 주문 건수가 늘었다고 한다.

편지와 조의금을 보낸 피자집 사장 B 씨(31)는 “배달 장소가 장례식장인데 음식만 보내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조의금과 편지를 함께 보냈다”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유가족들이 조금이나마 힘을 냈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노컷뉴스에 밝혔다.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고 주문한다는 고객분들이 있는데, 작지만 따뜻한 마음이 서로 통하는 것 같아 아직 우리 사회가 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