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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의 새해 화두는 ‘고객’ ‘친환경’

입력 | 2022-01-03 15:04:00

삼성전자, 현대차 등 “사업의 성과가 고객에게 느껴지도록” 역설
탄소중립,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에 대한 대비도 주문




3일 오전 2022년의 첫 근무일을 맞은 재계는 올해 경영화두로 ‘고객’과 ‘지속 가능성’을 앞세웠다. 올해도 험준한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혁신을 통한 기업의 체질 개선을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 고객, 또 고객… ‘고객 최우선’ 꼽은 CEO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주요 그룹들은 ‘고객의 경험’을 올해의 핵심 지향점으로 꼽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신년회에서 “2022년을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삼자”며 현대차그룹이 진행해온 그간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들이 고객의 삶 속에서 느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고객이 신뢰하는 ‘친환경 톱 티어(최상위권) 브랜드’의 기반을 다지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SW) 원천기술을 확보하자”며 2020년 회장 취임 후 진행해온 전동화,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미래 사업에서의 성과를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왼쪽부터)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삼성전자 제공)© 뉴스1

삼성전자는 본사가 있는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고객’을 최우선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등 두 대표이사는 이날 임직원에게 전한 신년사에서 “고객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하고, 최고의 고객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완제품 사업조직과 모바일 사업조직 이름을 각각 ‘디바이스경험(DX)’, ‘모바일경험(MX)’으로 바꾼 것에 이어 지속적으로 고객 경험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뜻을 내비친 것이다.

두 대표이사는 현재의 경영환경에 대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선두 사업은 끊임없는 추격을 받고 있고, 도약해야 하는 사업은 멈칫거리고 있다”고 위기의식을 다시금 강조했다.

LG그룹은 지난달 20일 구광모 ㈜LG 대표가 신년사에서 강조한 ‘고객 경험’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에서 다시 앞세워졌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올해는 ‘고객의 해’로 고객 없이 LG화학은 존재할 수 없다. 구성원 각자 고객가치 중심으로 확실하게 변화하자”며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주요 사업의 지속가능성 확보, 글로벌 역량 개선을 주문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그동안 고객가치 혁신이 나쁜 경험을 없애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특별한 서비스로 고객이 만족도록 해야 한다”며 ‘빼어남에 대한 집착’을 강조했다.

지난해 전국적인 통신망 장애를 겪었던 KT는 구현모 대표가 ‘고객중심’과 함께 ‘통신 인프라의 안정과 안전’을 핵심 화두로 꼽았고, 2년간의 항공불황을 견디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고객들이 (코로나19 이후) 저절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신뢰감을 심어주지 못하면 고객들은 다시 힘겹게 열린 하늘길을 외면하게 될지도 모르다”며 고객 중시 경영을 강조했다.


● 친환경과 일상으로의 회복도 올해 화두로
SK그룹에서는 탄소중립(탄소 흡수를 통해 결과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통한 경영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한 신년사가 눈에 띄었다. 지난달 3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새해에도 미래를 앞서가는 ‘새로운 시간의 프런티어(개척자)’가 되자”고 독려하며 “기업도 지구와 직접 대화할 때다. 2030년까지 탄소 2억 t을 감축하겠다는 목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신년사를 내놓은 바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3일 ‘카본 투 그린(탄소에서 친환경으로) 혁신’을 앞세운 신년사를 통해 친환경 경영을 통한 성과창출을 역설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 뉴스1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친환경 미래소재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자”는 신년사를 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지난해 세계적인 공급망 훼손 등을 거치면서 올해는 ‘일상의 회복’과 ‘대전환’에 대비하자는 메시지도 있었다. 코로나19로 면세점 및 유통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그룹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사업 성과를 앞당기고 지속적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해 미래 한화를 구현하자”며 핵심 인재 영입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