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백신 2차까지 다 맞았는데 왜 못 들어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유효기간이 적용된 첫날인 3일 전국의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손님들의 이 같은 항의와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7월 6일 이전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180일이 지났지만 3차 접종은 하지 않아 방역패스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이들이 식당 등에 입장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방역패스 유효기간 만료자들은 현재 전국에 약 45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는 입장을 거부당한 손님 일행이 출입을 관리하는 종업원에게 언성을 높였다. 이들은 “우린 화이자 백신을 2차까지 맞았다, 증명서까지 갖고 있는데 왜 밥을 못 먹느냐”고 항의했다. 그러나 일행 중 외국인 1명이 미국에서 지난해 5월 2차 접종까지만 한 상태였다. 이 식당 종업원 A씨는 “유효기간 정책을 아예 모르는 분이 적지 않다”면서 “죄송한 마음으로 손님을 돌려보내고 있다”고 했다.
백신접종이 가능한 병원에는 이날 오전부터 평소보다 긴 줄이 이어졌다. 유효기간 만료로 일상에 제약이 생길 것을 우려한 3차 접종 대상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오늘 예약 없이 잔여백신을 맞으러 온 사람이 평소의 2배 정도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의 한 병원 관계자도 “오늘 백신을 맞힌 42명 중 40명이 유효기간 만료를 앞둔 백신 3차 접종자였다”라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은 일이 적지 않게 늘었다. 인파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QR코드 단말기 옆에서 방역패스 확인을 안내하다가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서울 종로구의 한 일식당 종업원 이희윤 씨(25)는 “평소에는 단말기에서 ‘접종 완료 14일 지났습니다’라는 소리만 확인하면 됐는데, 오늘부터는 유효기간 정책까지 설명하려니 접객에 2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피트니스센터 관리자는 “최근 방역패스 만료를 앞두고 회원 탈퇴와 환불을 요청한 고객이 2명 있었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