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슈퍼 대통령 시대를 끝내겠다”며 행정부의 법안제출권과 예산편성권을 국회로 이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심 후보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대선은 민망할 정도로 혼탁하다. 자고 일어나면 막말과 가족 검증이 연이어 쏟아진다”며 “국가 비전을 제시해야 할 거대 양당은 최악의 경쟁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동시에 겨냥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인물 교대가 아닌 낡은 정치체제를 교체하는 선거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정치의 중심이 청와대에서 의회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를 위해 국회의 국무총리 추천권을 보장하고, 청와대 수석비서관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심 후보는 또 “의회가 행정부에 종속되지 않도록 의회의 실질적 권한을 강화하겠다”며 “행정부의 법안제출권은 폐지하고 예산편성권과 감사권을 국회로 이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회재정부에서 예산 편성 권한을 떼어내 국무총리실 등으로 이관하겠다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구상에 대해선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며 “민주당 정치인들이 모든 것을 기재부 장관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고 비겁한 일”이라고 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