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이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새해 초부터 정책 행보에 ‘다걸기(올인)’를 하고 나선다. 네거티브 대신 정책 비전 제시에 집중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선다는 의도다. 이 후보는 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주가 조작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단을 약속하며 ‘코스피 5000’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이 후보는 4일 신년 기자회견과 6일 경제 공약 발표로 ‘이재명표’ 경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 李, 주식 개장 첫 날 “코스피 5000 기대”
이 후보는 국내 주식시장 개장 첫 날인 이날 윤 후보와 함께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디스카운트(저평가)받고 있다”면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언급했다. 이 후보는 “(저평가) 원인을 제거하고 자본시장을 정상화하고 제대로 평가 받게 하는 것이 국고를 늘리는 길이고 국민들께 투자의 기회를 드리는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면서 “코스피 3000 시대를 이미 도달했지만 4000시대를 넘어 5000 포인트 시대를 향해가는 원대한 대장정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주가조작,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 행위를 매우 엄단해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은 이날 행보를 시작으로 정책 발표에 집중해 지지율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로 인한 반사 이익이 아닌 정책과 비전 제시로 지지율을 40%대로 올리겠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윤 후보나 가족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한계가 있다”며 “결국 후보 스스로가 얼마나 실력 있는 대선 후보인지 보여주는 득점 전략으로 가야만 확고한 우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DJ 찾았던 소하리 공장에서 새해 첫 회견
이어 이 후보는 4일 신년 기자회견과 6일 경제정책 공약 발표에 나선다. 이 후보는 경기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열리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저성장과 양극화 등 문제에 대한 진단과 위기 극복을 위한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소하리 공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극복한 산업 현장이란 상징성이 있는 장소”라며 “이 후보가 우리 국민이 위기 극복의 DNA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과 함께 지금의 위기도 극복해 내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이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8월 IMF 체제 종결 선언을 하루 전 소하리 공장을 찾았다는 점도 고려됐다. 또 이 후보는 5일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광주 지역을 방문해 호남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 두 사람이 호남에서 함께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 여당 의원은 “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진 상황에서 ‘원팀’ 화합을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이 후보 측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발표도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이날 37번째 소확행 공약으로 발달장애 영유아를 조기에 발견해 상담과 치료를 연계하는 ‘영유아 발달지원 서비스’를 전국에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대선까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별·세대별·분야별 맞춤형 공약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