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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위에 여제… 김가영, 또 차유람 제압

입력 | 2022-01-04 03:00:00

NH농협카드 준결승 3-0 완파
18개월 만의 리턴매치에 관심… 유튜브 동시접속 11만명 넘어



여자프로당구(LPBA) 김가영(위쪽)이 3일 경기 고양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NH농협카드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만난 차유람(아래쪽)과 경기를 펼치고 있다. 18개월 전 첫 맞대결에 이어 이번에도 승리(3-0)를 거둔 김가영은 4일 통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LPBA 제공


스포츠에서는 ‘승리의 여신’이란 말이 종종 쓰인다. 그런데 여자프로당구(LPBA)에서는 이제 ‘승리의 여제’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여제’와 ‘여신’의 맞대결마다 여제가 웃었기 때문이다.

‘당구 여제’ 김가영(38·신한금융투자·상금랭킹 6위)이 3일 경기 고양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NH농협카드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당구 여신’ 차유람(34·웰컴저축은행·공동 52위)에게 3-0(11-10, 11-10, 11-4)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 시즌 개막전 16강전 첫 맞대결(2-1 승)에 이은 두 번째 승리다.

18개월 만의 리턴 매치에 두 선수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경기는 유튜브 채널에서만 동시 접속 시청자가 11만 명을 넘었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김가영은 첫 세트부터 24개 공 중 공타 9개를 범했다. LPBA 준결승 무대가 처음이었던 차유람은 시작부터 7점 하이런을 몰아 치고도 이후 1세트에만 공타 12개를 냈다.

먼저 집중력을 회복한 건 김가영이었다. 1-7로 뒤져 있던 1세트를 11-10으로 뒤집은 후 2세트 1이닝부터 3연속 득점으로 리드를 가져왔다. 차유람은 역전을 당한 여파인 듯 2세트 2이닝 제1목적구와 짧은 거리에 있던 수구의 상단을 지나치게 세게 치면서 공을 테이블 밖으로 떨어뜨리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승리는 결승을 향하는 김가영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가영은 2006년 국내에서 미모로 인기를 얻으며 등장한 차유람과 포켓볼로 맞붙어 대부분 이겼지만, 한두 번 진 경기가 크게 다뤄지며 상처를 받곤 했다. 김가영은 “당시 정신적으로 많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로 경기 외적인 부분에는 절대 흔들리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생일을 10일 앞두고 뜻깊은 승리를 거둔 김가영은 4일 강지은(29·크라운해태)을 상대로 통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2019년 SK렌터카 챔피언십 이후 2년간 세 차례 준우승에 그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김가영의 3회 준우승은 LPBA 최다 기록이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