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시험대 오른 ‘尹 리더십’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 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윤 후보 왼쪽은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 윤 후보는 이 일정을 마지막으로 공개 일정 소화를 전면 중단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후보는 이날 ‘매머드 선대위’로까지 불리던 선대위를 대선 65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완전히 허물었다. 지난해 6월 정치 참여를 선언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으며 윤 후보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선거 조직 수뇌부 총사퇴와 맞물려 새로 꾸려질 선대위 개편 과정에서 윤 후보의 결단에 따라 당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도, 더 큰 내홍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 尹, 金 전격 발표에 불쾌감도 피력
국민의 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오랜 회의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 힘 당사를 나서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윤 후보는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KRX) 개장식 행사를 끝으로 공개 일정을 중단했다. 정강정책 연설 녹화 등 이날 오후 예정된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당사로 돌아온 윤 후보는 줄곧 후보실에 머물며 숙고를 이어갔다. 점심도 김기현 원내대표와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을 통해 김 위원장과 의견을 교환하고 권 사무총장, 서범수 비서실장 등과 수습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재편이 급선무라고 보고 4일 일정도 전면 취소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당사에서 윤 후보와 만난 직후 “윤 후보가 (개편에 대해) 특별한 답변은 없었고, ‘사전에 좀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 얘기는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갑작스럽게 그런 얘기 들었기 때문에 좀 심정적으로 괴로운 것 같은데 오늘 지나고 나면 정상적으로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 尹 “오롯이 부족한 제 탓… 국민께 사과”
앞으로 관건은 윤 후보가 선대위 전면 해체의 위기를 얼마나 단기에, 효과적으로 풀어 나갈지다. 이날 김 위원장과의 불협화음은 불안정한 기류를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재임 당시 여권과 맞서 싸우던 만큼의 뚝심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윤 후보는 선대위 슬림화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과 뜻이 같지만 누구와 함께할지에 대해선 아직 확정짓지 않았다”고 했다.
더욱이 선대위 인적 쇄신을 줄곧 요구해 온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의 측근인 권 사무총장의 선대위 보직 사퇴에 이어 총장직 사퇴까지 거론하며 윤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양측이 쇄신 방안을 두고 자칫 충돌할 경우엔 선거 전략 수립 자체가 어려운 후폭풍에 빠지는 것도 배제하기 어렵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