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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내 거취엔 변함이 없다”… 사퇴 요구 일축

입력 | 2022-01-04 03:00:00

일부 의원, 의총서 “대표가 의원 농락”
李 “난 손학규에 단련된 사람”
野내부 “孫처럼 버티겠다는 뜻인듯”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당 일각에서 불거진 대표직 사퇴 요구에 대해 “제 거취에는 변함이 없다”며 물러날 뜻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 대신 이 대표는 조수진, 김재원 최고위원과 권성동 사무총장의 거취를 언급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바른미래당 전 대표인) 손학규에게 단련된 사람”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바른미래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 시절인 2019년 당시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자신의 최고위원직을 내걸었지만 당 대표 사퇴는 관철시키지 못했다. 야권 관계자는 “당시 손 전 대표가 버텼던 것처럼 본인도 대표직에서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일부 최고위원이 지도부 붕괴를 염두에 두고 최고위원직 동반 사퇴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조수진, 김재원 최고위원이 대의를 위해 희생을 선택하시면 즉각 대체 멤버를 준비하겠다”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대체 최고위원에) 임명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자신과 갈등을 빚었던 최고위원들이 물러나더라도 동반 퇴진은 없다는 응수다.

이런 이 대표의 발언이 의원총회장에 전달되면서 일부 의원은 “당 대표가 의원들을 농락하고 있다”고 성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대출 의원은 이날 의총이 끝난 뒤 페이스북에 “후보의 잦은 실언도 (지지율 하락의) 한 요인이지만 더 큰 요인은 당 대표의 딴소리”라며 “큰 암 덩어리 놔두고 팔다리 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이 대표는 의총에서 모든 의원이 당직 사퇴를 선언한 것을 두고 “사무총장이 사퇴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 사무총장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도 당 대표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제 거취에는 변함이 없다”며 “내일(4일) 오후쯤에는 상황을 보고 할 말이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가 선대위 개편 등을 두고 장고에 돌입한 상황에서 윤 후보의 결정을 지켜본 뒤 후속 움직임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